스크린은 잔잔하지만 배우 이나영의 연기력은 폭발적이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 ‘잔잔한 스크린’이란 최대한 배제된 대사에 배우들의 표정이나 눈빛, 행동 등을 바탕으로 영화가 전개된다는 의미다. 또 후반, 관객의 뒤통수를 칠만한 반전은 있지만 뚜렷한 클라이맥스 같은 것은 없다. 그러나 가슴을 쾅 쳐서 눈물짓게 만드는 결정적 ‘한방’은 있다.
탈북 여성을 다룬 이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꽤 심도 있다. 윤재호 감독은 ‘분단 그리고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7년간 제작한 다큐멘터리 ‘약속’(2011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대상), ‘북한인들을 찾아서’, ‘마담B’(2016 취리히,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작품상)를 만들며 기획했던 첫 장편 극영화 ‘뷰티풀 데이즈’를 세상에 내놓았다.
감독은 남북 분단과 그것에서 파생되는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오다 실화를 모티브로 탈북 여성의 지리멸렬한 인생을 리얼리티하게 그려낸다. 그와 동시에 따뜻한 톤으로 그녀를 위로한다.
중국 조선족 대학생 젠첸(장동윤)은 병든 아버지(오광록) 부탁으로 14년 전 그들을 버리고 떠난 엄마(이나영)를 찾아 한국에 온다. 그런데 엄마는 술집 마담으로 일하며 한국인 애인(서현우)과 동거 중이다. 이는 안 그래도 원망을 품고 자랐던 젠첸에게 더 큰 실망을 안기고 설상가상으로 엄마는 14년 만에 나타난 아들을 무심하게 대한다.
젠첸 엄마는 16세에 탈북해 연변에서 조선족 남자(오광록)와 결혼했다. 그런데 아들 젠첸을 낳고 5년 뒤 가족을 남겨둔 채 가출했다. 이후 매춘과 마약 운반 등을 하다가 한국으로 와 술집을 운영하는 것. 젠첸은 우여곡절 끝에 엄마와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가고 오랫동안 숨겨온 엄마의 충격적인 과거와 마주한다. 귀국하는 젠첸의 짐에 있던 엄마의 일기장 속에 그녀의 과거와 비밀이 담겨있었다. 살기 위해 북한에서 연변으로, 다시 한국으로 도망치듯 살아온 그녀의 인생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다.
알고 보니 엄마는 죽고 싶을 만큼 고통의 나날을 보냈지만 담담하고 꿋꿋하게 살아왔다. 젠첸 엄마는 수년 만에 재회한 아들을 통해 잊고 지내고 싶었지만 잊을 수 없었던 과거를 끄집어내며 비로소 진정한 가족을 만든다. ‘뷰티풀 데이즈’는 죽을 만큼 고통의 날들을 지내온 젠첸 엄마의 인생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다.
이나영의 6년 만의 컴백작 ‘뷰티풀 데이즈’. 그는 출연작들 중 가장 예쁘지 않게 나온 이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젠첸 엄마의 과거는 ‘뷰티풀’이 아니지만 이나영의 열연은 ‘뷰티풀’이다.
이나영은 촌스럽지만 순수한 10대 탈북 소녀부터 중국 술집을 전전하는 섹시하지만 비참한 20대 여자, 한국에서 술집 마담이 된 강인한 30대 여성, 장성한 아들을 둔 엄마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걸친 한 여성의 고통스러운 삶을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엄청난 연기 내공으로 구현해냈다. 그 내공은 스크린을 집어삼킨다. 리얼리티를 위해 10대부터 3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 연기뿐 아니라 중국어, 연변 사투리까지 다양한 언어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폭발적인 연기력을 뿜어낸다.
이나영은 탈북 여성의 굴곡진 나날들을 섬세하게 발현했다. 모정을 품은 엄마만이 아니라 환경은 고통스럽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한 여자의 삶을 통해 ‘인생 연기’를 선보인다. 젠첸 엄마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저런 힘든 인생을 극복하려는 여성도 있는데 미래의 뷰티풀 데이즈(아름다운 나날들)를 위해 다시 파이팅해보자’란 다짐까지 하게 한다.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이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한 신인배우 장동윤은 그야말로 ‘발견’이다. 선배 이나영과 모자(母子) 연기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냈다. 장동윤은 14년간 못 본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미움’, 이 젠첸의 이중적 감정을 표정과 눈빛만으로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또 젠첸 아버지 역 오광록, 탈북 브로커 황사장 역 이유준, 젠첸 엄마 애인 역 서현우도 ‘신스틸러’로, 영화 완성도에 보탬이 됐다. 러닝타임 104분. 12세 관람가.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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