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하는 원동력이요? 연기가 재미있어서, 이게 정말 솔직한 마음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밖에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여러 장르를 하고, 또 시도하고 도전하는 거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 같아요. 제가 잘하는게 있다고 해서 그것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요. 저도 저를 잘 모르지만, 가지고 있지 않은 걸 끄집어 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들이 재미있는 거 같아요. 거기서 에너지가 나오지 않나 싶어요. 새로운 거에 도전하는 걸 완전히 즐기는 편이에요. 근데 또 신기한 게 호기심은 많은데 맛집은 단골집만 가요. 옷도 매일 사던 브랜드만 사고(웃음)”
그렇다고 무작정 새로운 것만 추구하고 있는 건 아니였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도 “일단 제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조정석. 우선은 본인이 흥미로워야 열정을 다해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일까. 기복없는 연기력으로 매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스스로도 슬럼프는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징크스가 없어요. 그래서 슬럼프도 잘 없었던 거 같아요. 공연할 때도 ‘매공연이 똑같을 수는 없다 오늘 공연은 오늘 공연의 매력이 있다’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굳이 슬럼프를 찾자면 2005년도에 뮤지컬 ‘그리스’를 할 때 같아요. 9개월 넘게 원캐스팅으로 공연을 했어요. 하고 싶어하던 공연을 하면서 돈을 벌고, 대중들한테 사랑을 받고 너무 행복했는데 체력적인 소모가 너무 크다보니까 ‘이게 맞나?’ 싶더라고요. 그걸 잘 이겨냈던 거 같아요. 그러지 않았으면 지금 여기에 제가 없겠죠”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로 단번에 충무로 믿보배로 떠오른 조정석은 이후 탄탄대로를 달렸다. 지나간 7년을 조정석은 “제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시기였죠”라고 말했다.
“저의 30대는 제 인생에서 황금기이지 않았나 싶어요. 많은 분들은 저를 처음보신 게 ‘건축학개론’이지만, 저는 2004년부터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으니까요. 저한테 지난 7년은 그 어느 때하고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아직 만으로 38살이긴 한데(웃음). 제가 40대가 되면서 어떤 분이 편해진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침 이 시기에 결혼도 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여유로워진 느낌? 30대 때와 마찬가지로 열정도 있지만, 그렇게 40대를 보내고 싶어요”
오랜 연인에서 이제 아내가 된 가수 거미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조정석은 자신의 연기생활에 거미와의 결혼이 영향을 끼쳤냐고 묻자 “결혼이 아니라 만남부터가 영향을 줬다고 말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거미씨와 결혼이 제 연기에 좋은 영향을 준 건 맞아요. 근데 결혼이 아니라 거미씨를 만난 게 영향을 줬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아주 좋은 영향이죠. 좋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마인드. 제가 예민한 사람이었다고 치면, 거미씨를 만나서 많이 너그러워진 거 같아요. 사람을 좋게 변화시키는 에너지 있잖아요. 결혼이 그렇게 좋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라 거미씨가 만난 게 그런거 같아요”
하지만 거미는 전국투어 콘서트, 조정석은 드라마 종영에 이은 영화홍보 일정과 차기작 준비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신혼이지만 여느 부부만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조정석은 매번 거미의 콘서트를 갔지만 전국투어에는 한번도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신혼은 바쁘다보니 소소하게 즐기고 있어요. 대신 ‘녹두꽃’ 전에 신혼여행을 다녀왔어요. 뭔가 다이나믹하고 스펙타클한 에피소드는 없어요. 저희들이 진짜 소소해요. 서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하고는 하는데, 이번엔 정말 너무 바빴어요”
차기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야기도 전해졌다.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의 ‘응답하라’ 시리즈를 재밌게 봤다는 조정석은 “같이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작품을 제안 받았어요”라고 설명했다.
“‘녹두꽃’이 굴곡있는 이야기였다면, ‘의사생활’같은 소소한 이야기에도 끌리더라고요. 궁금하기도 하고. 사실 아직은 저도 아는 게 많이 없어요. ‘엑시트’ 홍보까지 끝낸 다음에 심도깊게 작품 이야기를 해보려고요. 저도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하고 있어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지금까지 언급한 건 빙산의 일각이에요”
‘슬기로운 의사생할’은 9월 방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올해 조정석은 상반기와 하반기 드라마 두 편을 소화하는 셈. 이보다 더 꽉 찬 한해가 있을까 싶지만 조정석은 남은 2019년의 목표를 “흥행”이라고 꼽았다.
사진=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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