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가 열렸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시기다. 각 분야 키워드를 통해 올 한해 트렌드를 예상해본다. 

2017년은 여행이 트렌드를 휩쓴 한 해였다. 혼행, 자유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여행족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이 줄을 이었다. 2018 무술년, 해가 바뀌었지만 연초부터 공항은 여행객들로 북적이며 올해에도 여행이 꾸준히 번성할 것임을 일깨운다. 다만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급변하는 대중의 라이프스타일, 소비 행태 및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여행 트렌드 역시 복합적이고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 

 

 

혼행ㆍ즉행 증가

나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힐링을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혼행’ 트렌드, 당연히 2018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행업계는 혼행족을 대상으로 혼자 호텔에 투숙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1인 고객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혼행은 다른 사람과 일정 조율없이 훌쩍 떠날 수 있고, 계절에 상관없이 떠나는 즉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에 여행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마져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멀티세대 여행’ 등장

하지만 가족여행객 수 역시 동시에 솟고 있다. 의미만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500만 1인 가구 시대에 들어서면서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어린 자녀가 부모를 따라 여행하는 가족여행 외에도 독립한 자녀와 부모 간의 여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 외에 조부모와 친척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 여행하는 가족여행객이 늘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유형을 뜻하는 ‘멀티세대 여행’은 미국은퇴자협회(AARP)가 2016년 미국에서의 여행 중 3분의 1에 조부모가 함께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한 것만 봐도,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통신기술의 발달이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상황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아, 멀티세대 여행은 점차 늘 것으로 예상된다.

 

 

'가성비'와 '가심비' 

가격 대비 알찬 서비스 및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가 전반적인 소비 문화의 주류로 떠오르며 여행업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2017 해외여행 실태 및 2018 해외여행 트렌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요즘 여행객들은 기내식 포함 서비스를 포기하고, 저가 항공편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2030세대 사이에서는 같은 서비스라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여행 예약 앱을 다운받아 수시로 가격을 검색, 비교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출간한 ‘트렌트 코리아 2018’에 따르면 이미 소비자는 가성비와 가심비, 두 가지를 오가는 ‘양다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18년에는 가성비에 이어 등장한 소비 트렌드인 '가심비'가 여행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심리적 안정과 만족감을 중시, 일명 ‘플라시보 소비’를 뜻한다. 위안을 받고 힐링하기 위해 가까운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스테이케이션'과 '호캉스' 등을 아우른다. 타인의 시선에는 아랑곳 않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가심비 여행이 트렌드로 우뚝 설 전망이다.

 

 

정보 공유 '컨택트' vs 서비스 '언택트'

아무리 전세계적인 트렌드인 '혼행'이라지만, 경제적 부담, 안전 문제, 외로움과 같은 부차적인 단점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이에 혼행족을 겨냥한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이 차례대로 등장해 혼행족들의 여행을 도왔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여행 취향과 일정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함께 여행할 새로운 여행동행자를 ‘컨택트’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인기를 끌었다. 

서비스 면에서는 최대한 사람과의 대면과 접촉을 줄인 ‘언택트’가 2018년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 기술이란 인간적인 접촉을 생략한 상태에서 영위할 수 있는 빅데이터·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을 뜻한다. 실제로 일부 공항이나 대형 호텔 그룹은 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해 항공 탑승수속이나 호텔 체크인을 혼자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여행사에서도 AI·빅데이터·최첨단 하드웨어를 활용, 고객이 원하는 정보나 서비스를 미리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VR 기술을 통해 호텔 룸을 선택하거나 얼굴 인식 기능을 활용해 예약한 호텔에 체크인을 할 수 있도록 시험운영 중인 곳도 생겨나고 있다. 메리어트와 힐튼호텔 등에서는 객실 내에서 온도조절이나 홈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음성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돼 있으며, 사람 대 사람의 접촉을 최소화한 무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 = 트립닷컴, 제주항공, 제주신라호텔, 어스토리, COD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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