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텐츠 제작 사업을 하는 A씨는 최근 ‘셰어오피스’에 입주했다. 집 구하기 힘든 청년 가구들을 중심으로 ‘셰어하우스’ 문화가 많이 확산된 가운데 등장한 것이 ‘공유 사무실’이라고도 불리는 ‘셰어오피스’다. 
 
아직 많이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천편일률적인 오피스텔 임대에 염증을 느낀 소규모 사업자들이 ‘셰어오피스’ 입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보통 다세대 주택과 셰어하우스가 다르듯, 셰어오피스 역시 일반적인 오피스텔과는 다소 다른 점들이 있다. 
 
새로운 사무실을 찾던 중 우연한 기회에 셰어오피스를 알게 돼 입주한 뒤 만족한다는 A씨의 경험담을 통해 사무실 공유의 면면을 알아봤다. 물론 모든 셰어오피스에 공통되는 사항은 아님을 참고하자.
 
공유 사무실 '로컬스티치'의 공간 일부.
★’비슷한 업종’이어야 입주가능?
 
셰어하우스 형식의 사회주택에서는 ‘입주자 인터뷰’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동생활을 잘 할 수 있는 입주자인지 어느 정도 사전 검증하는 과정이다. A씨가 입주한 셰어오피스 역시 인터뷰를 통해 ‘비슷한 업종’끼리 모아서 입주를 허가했다. 
 
업종이 비슷하면 관심사와 필요한 조건들 또한 일치할 때가 많아 사무실 공유 생활에 좋다는 설명이다. 문화콘텐츠 제작을 하는 A씨를 비롯해 포토그래퍼, 핸드메이드 패브릭 공방, 그래픽 디자이너 등 ‘문화’와 관계가 있는 소규모 사업자들이 사무실을 공유했다. 
 
★천편일률적 ‘네모’에서 벗어나다
 
A씨는 “오랫동안 오피스텔 생활을 하다 보니 그 천편일률적인 환경에 완전히 질려 버렸다”며 “똑같이 네모난 벽으로 둘러싸인 사무실이 너무 싫어져 ‘창문 하나라도 있었으면’ 하던 참에 공유 오피스를 알게 된 건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A씨가 입주한 셰어오피스는 당초 게스트하우스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공간이어서, 곡선이 들어간 실내 디자인과 세련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셰어오피스들이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는 만큼 세련된 공간이 많다.
 
또 입주자들의 양해에 따라 사무실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 A씨는 “일반 오피스텔에 비해 월세는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더 비싸지만 다양성이 확보되는 만큼 만족한다”고 전했다.
 
'블랭크'의 공유 공간 '청춘파크'.
 
★새로운 문화, 나눔
 
‘공유’의 좋은 점은 서로 필요없는 물건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오피스텔에 입주해 있어도 서로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일반 오피스텔과 달리 셰어오피스 생활을 하면서는 옆 칸 입주자와의 소통이 늘어났다. 
 
필요없는 사무실 집기는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옆 공방에서 뭘 제작하는지 지켜보다가 제품 홍보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업종들인 만큼 ‘콜라보레이션’이 탄생할 수도 있다.
 
생활 태도의 변화도 있다. A씨는 “오피스 물품을 나누며 입주자들끼리 자연스레 요즘 트렌드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게 됐다”며 “이 또한 혼자서는 만들 수 없던 긍정적 변화”라고 말했다. 
 
★공유 공간, 불편도 가끔 있지만
 
좋기만 할 것 같은 셰어오피스지만 당연히 단점도 있다. 입주자 중에서 타인과의 접촉을 굳이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인간관계’가 개입돼 피곤해지는 일을 피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입주한 사업자 자신은 셰어오피스에 만족하더라도 채용한 직원이 공동 생활을 불편해하면 해결이 어려운 점도 있다. 
 
옆 사무실에서 소음이 있을 수도 있고, 자주 접하는 사이에서 호의로 해준 일에 감사나 답례가 없으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다. ‘셰어하우스’의 공동생활에도 종종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사무실뿐 아니라 숙식이 가능한 '로컬스티치'의 침실.
 
★셰어오피스-코워킹-공유사무실…관심 있다면 어디로?
 
‘셰어오피스’에 관심이 있어도 어디서 알아봐야 할 지 모른다면 참고할 만한 곳들이 있다. 오피스뿐 아니라 다양한 ‘공간 제공’을 하므로 꼭 개인 사업자가 아니라도 유용하기도 하다.
 
1. 스페이스클라우드 : 오피스, 스터디룸, 파티룸 등 다양한 종류의 공간을 찾아주는 플랫폼이다. 포털 기업 네이버의 ‘네이버 공간지원사업’과 함께해, 개인 사업자가 이용할 때는 일정 기간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2. 로컬스티치: 코워킹(co-working)과 셰어하우스가 결합된 공간으로, 사무실과 숙박이 모두 가능하다. 스타트업, 예비 창업자, 프리랜서, 예술가 등을 주된 수요자로 본다. 입주하면 4평 규모의 독립된  ‘코워킹 공간’과 침대, 샤워실, 오픈키친, 세탁실 등을 제공한다.
 
3. 블랭크: 지역 재생을 모토로 만들어진 ‘커뮤니티 디자인 플랫폼’이다. 부동산 시장의 사각지대에 있는 다양한 빈 공간들(blank)을 사람들이 공유하는 생활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진출처=로컬스티치, 블랭크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