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유명 텔레비전 뉴스가 중동에서 벌어진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다루며 용의자 사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사용한 일이 벌어졌다.

 

사진=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터키의 인기 오락채널인 쇼TV 뉴스 프로그램 '아나 하베르'(주요 뉴스)에서 문 대통령의 사진이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살인 용의자 모습으로 보도됐다.

해당 뉴스는 쿠웨이트에서 29세 필리핀 국적 가사도우미가 살해된 후 1년 넘게 아파트 냉동고에서 유기된 사건을 다뤘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언론은 이 사건을 보도하며 중동권에서 동남아 가사도우미 학대 실태를 조명했다.

터키 언론도 피살자 사진과 쿠웨이트 현장 이미지, 유족의 모습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반응을 소개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이 리포트를 시작하는 앵커 화면에서부터 문 대통령과 피살자 사진을 나란히 편집해 보여주며, 문 대통령 얼굴을 살인 용의자인 양 제시했다.

쇼TV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쿠웨이트 억만장자 부부가 함께 살인·시신유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하면서, 최근에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과 문 대통령이 만나는 사진을 썼다.

뉴스 후반부에서도 문 대통령과 피살자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거나, 문 대통령과 이방카의 사진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용의자 쿠웨이트 부부가 인터폴의 수배로 붙잡혔다"고 전했다.

약 1분40초짜리 리포트에서 문 대통령 모습은 용의자 '쿠웨이트 억만장자'로 여덟 차례나 등장했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은 쇼TV에 서신을 보내 뉴스 영상 삭제와 사과, 재발 방지 조처를 요구했고 이후 해당 뉴스 영상은 삭제돼 검색 결과에만 남았다. 이어 쇼TV는 지난 6일 한국대사관에 "큰 실수를 저질러 사과한다"는 답신을 보냈으나 방송을 통해서는 현재까지 사과 방송·자막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사진이 용의자로 쓰인 경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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