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미친개’ 논평에 분노한 경찰이 SNS ‘항의 인증샷’ 릴레이로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 YTN 영상 캡처

앞서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기현 현 시장의 동생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울산경찰청이 지난 16일 울산시청 압수수색하고, 동생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야당후보 말살, 야당 파괴를 위해 정권이 기획한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다. 또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고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며 “정권의 사냥개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자 23일 7000여 명의 회원을 둔 경찰 내부 커뮤니티 ‘폴네티앙’은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폴네티앙은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경찰을 대놓고 모독했다”며 “대한민국 경찰관을 ‘몽둥이가 필요한 미친 개’ ‘정권의 사냥개’로 만든 데 대해 14만 경찰관과 전직 경찰, 그리고 그 가족은 모욕감을 넘어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법 집행기관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법치주의의 근간”이라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적법한 경찰 수사를 흔들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훼손하려는 언행을 삼가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 의원이 욕설수준의 표현에 14만 경찰과 경찰가족, 친지들은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며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사진= 경찰관 SNS 캡처

24일 페이스북 ‘경찰인권센터’ 페이지와 각종 SNS엔 “사냥개나 미친개 아닙니다.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든 경찰관들의 인증샷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해당 문구 위에는 “돼지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라는 무학대사의 경구도 적혀있다. 이 항의 인증샷 릴레이는 급속도로 확산하는 중이다.

반발이 잇따르자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경찰과 일부 광기어린 댓글 세력들이 모이니 그 숫자가 대단하다. 자신들의 행동을 먼저 돌아봐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권력에 굴종하는 자신들의 일그러진 모습부터 먼저 돌아보고 잘못을 반성한 뒤 상대에게 사과를 요구하라. 오로지 수사권만 독립하면 된다는 식으로 정권의 사냥개가 되어 벌이는 충성경쟁부터 중단하라. 그러면 저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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