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는 ‘25년 만에 돌아온 동생-그는 왜 가족을 만날 수 없었나?’ 편이 그려졌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경상남도 밀양이 고향인 박영선씨는 1993년 4월 동생 영준씨(당시 22살)와 어머니를 동시에 잃어버렸다. 당시 타지에 살고 있던 영선씨를 만나기 위해 영준씨와 어머니는 집을 나선 후 버스정류장을 마지막으로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곧바로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신문광고와 지역방송을 통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영준씨와 어머니를 찾지 못했고 그렇게 애석하게 세월만 흘러버렸다. 버원에서는 이미 두 사람을 사망으로 판단하고 실종선고를 내린 상황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피붙이 하나없이 혼자가 된 영선씨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영준씨와 어머니를 찾았다. 지난해 가을 다시 한번 실종신고를 했고 얼마 뒤 기적적으로 두 사람을 찾게 됐다.

전라도에 영준씨가 있다는 말에 한달음에 달려간 영선씨는 비참함을 느껴야 했다. 25년 만에 되찾은 동생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던 것. 깡마른 체구에 지저분한 얼굴, 온몸에 상처까지 가득했다.

동생이 가지고 있는 신분증은 영준이라는 이름은 온데간데 없이 한성수라는 낯선 사람의 이름이 담겨 있었다. 영준씨는 함께 사라진 어머니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 측은 영준 씨와 함께 그가 발견되기까지 15년 동안 살았다는 전라남도 신안군의 한 마을을 찾아갔다. 그가 머무른 창고 내부는 사람이 기거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때 영준씨를 알아보는 중년 여성이 나타났다. 여성은 영준씨를 ‘성수’라고 부르며 다가왔다.마을 주민은 영준씨가 무슨 일을 했냐고 묻자 “해태(김) 작업, 바다에서”라며 “배에서 이렇게 잡아당기는 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는 건강했어요. 너희 엄마 아빠가 얼마나 너를 찾고 싶을까. 김 작업하면서 이러기 시작했어. 일꾼이 없으니까. 그때 일을 하면서 (영준이 허리가) 틀어지고 그렇더라고. 많이 맞았는가보다 그랬거든”이라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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