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카푸칠리’라 불리며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바리톤 김주택(33)이 이탈리아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라 페니체 극장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제르몽 역에 발탁됐다.

 

 

일반적으로 30대 후반 이상의 바리톤이 제르몽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김주택의 이번 출연은 대단히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대표작으로 1853년 베네치아에서 초연한 이후 베르디 오페라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다. 극중 조르주 제르몽은 남자주인공 알프레도 제르몽의 아버지로, 명예를 사랑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 아들의 연인 비올레타에게 희생을 강요하지만, 결국 그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인정하는 인물이다.

대표적인 아리아로 2막에서 부르는 ‘Di Provenza il mar, il suol(프로벤차 고향의 하늘과 땅을 너는 기억하니?)'가 있다. 중후한 저음을 바탕으로 고뇌를 담은 고음까지 소화해야 하는 ‘베르디 바리톤’을 대표하는 명곡이다.

김주택은 “그동안 많은 공연을 통해 쌓아온 경험과 라 페니체 극장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캐스팅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이전부터 제르몽의 아리아와 비올레타와의 듀엣은 다수의 협연 무대로 이미 준비가 돼 있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주택은 제49회 프랑스 툴루즈 국제성악콩쿠르 1위, 야마하 국제성악콩쿠르 1위, 이탈리아 베르디 국제성악콩쿠르 2위 등 국내외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유럽의 바리톤 유망주로 입지를 굳혔다. 2009년 이탈리아 예지 페르골레지 극장에서 ‘세비야의 이발사’의 피가로 역으로 데뷔한 이후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 피렌체 극장,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 등 이탈리아에서 다양한 오페라에서 주역을 맡아왔다.

특히 2015-16시즌에는 로마 국립 오페라극장의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 역에 한국인 최초로 데뷔하며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JTBC '팬텀싱어' 시즌2에 출연하며 클래스가 다른 가창력과 호쾌한 성품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한편 ‘라 트라비아타’ 공연은 5월5일부터 6월1일까지 이어진다. 이후 6월24일부터 7월1일까지 오페라 콜라주 ‘카사노바 길들이기’ 재연 무대에서 주인공 준으로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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