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안컵 16강전이 모두 끝났고 24일부터 8강전이 시작된다. 8강 첫 경기부터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바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한국 라이벌 일본의 대결이 펼쳐진다. 객관적인 전력상 일본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베트남이 동남아 축구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베트남과 일본은 2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4강 티켓을 놓고 한판 대결을 치른다. 베트남은 피파랭킹 100위, 일본은 50위다. 여기에 베트남은 대회 사상 처음으로 토너먼트 승리했고 일본은 최다 우승국(4회)이다. 자료만 놓고 봤을 때 베트남이 일본을 이길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또 한번 기적을 바라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만나 1-0으로 이겼다. 베트남 역사상 일본 상대 첫 승이었다. 물론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시안게임 경기와 전연령대 선수가 참가하는 아시안컵은 차원이 다르다. 베트남의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못 이룰 꿈도 아니다.

베트남은 작년 말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하며 동남아 축구 최강팀으로 우뚝 섯다. 스즈키컵에 이어 아시안컵까지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을 쳤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 16강전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혈전 끝에 승리를 따낸 걸 보면 정신력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베트남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이길 당시 현지 언론들은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주전선수들을 무리하게 출전시켰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일본을 한번 이겨봐야 나중에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 말이 24일 현실이 될까. 항상 일본에 지기만 했던 베트남이 한번 승리를 맛본 후 다시 일본을 상대한다.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수비적이고 소극적인 운영으로 한골차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전에서는 다른 운영이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피지컬에 문제를 드러낸 일본은 자신들이 피지컬로 누를 수 있는 베트남을 만나게 됐다.

전형적인 일본식 플레이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역시 이를 알기 때문에 자기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높다. 빠른 역습, 강력한 중거리 슛, 강한 압박으로 이변을 만들려고 한다. 일본 공격수 무토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고 조별리그에 이어 16강전까지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일본을 상대로 베트남의 ‘박항서 매직’은 터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