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린다. 3월 세상을 떠난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감독 아녜스 바르다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를 내놓은 칸국제영화제가 쟁쟁한 거장 감독들이 즐비한 경쟁부문 라인업을 공개하며 올해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사진='더 데드 돈트 다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포스터

“거장 감독들이 많아서 제가 수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올해 경쟁부문 라인업은 황금종려상 수상 예측을 쉽사리 할 수 없을 정도로 쟁쟁하다. 개막작인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는 좀비 영화로서 오락성이 강할 것으로 보여 황금종려상과 거리가 멀어보인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감독 위주로 꾸려졌다. ‘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오스카 2회 연속 감독상을 받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심사위원장에 선정됐으며 심사위원 중 배우는 엘르 패닝 단 한명 뿐이다. 그만큼 작품성과 감독의 연출력에 심사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칸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들이 황금종려상을 받을지 모른다. 우선 ‘영 아메드’의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가 황금종려상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들은 ‘언노운 걸’ ‘내일을 위한 시간’ ‘자전거를 탄 소년’ ‘로나의 침묵’ 등으로 칸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며 ‘더 차일드’로 제58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탔다. 눈을 사로잡는 비주얼과 깊이있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선사했던 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칸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캡처(켄 로치 감독, 자비에 돌란 감독)

‘마티아스 앤드 맥심’의 자비에 돌란도 빼놓을 수 없다. 자비에 돌란은 칸의 사랑을 듬뿍 받는 젊은 감독이다. ‘하트비트’ ‘로렌스 애니웨이’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마미’를 통해 첫 경쟁부문 초청을 받았다. 이후 ‘단지 세상의 끝’으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었다. 내놓는 작품마다 칸의 주목을 받은 그는 칸에서 한 계단씩 성장하며 심사위원 대상까지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제69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도 유력 후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깊이있는 시선으로 스크린에 담았던 그가 이번에 ‘쏘리 위 미스드 유’로 다시 한번 칸에 온다. 칸영화제가 3년 만에 켄 로치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줄지는 의문이지만 만년 유력 후보인만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어 히든 라이프’의 테렌스 말릭 감독도 황금종려상을 받을지 모른다. 제64회 칸영화제에서 ‘트리 오브 라이프’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그가 8년 만에 다시 칸의 초청을 받았다. 또한 뒤늦게 경쟁부문에 합류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있다. 그는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을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다. 칸과 인연이 깊은 그가 이번에 9번째 장편영화를 내놓으면서 황금종려상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여기에 ‘옥자’에 이어 다시 한번 경쟁부문에 오른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제72회 칸국제영화제는 5월 14일 개막해 25일까지 열린다. 황금종려상 등 시상식은 25일 폐막식 때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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