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열두달을 숨가쁘게 달려온 예능인들이 연말 시상식을 눈 앞두고 있다.

연기대상이 제 식구 챙기기라는 핀잔을 받는 반면, 연예대상은 눈에 보이는 시청률 지표와 화제성을 입증한 방송인에게 매해 트로피가 돌아갔던 만큼 올해 역시 대상의 주인공이 누가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규 예능보다는 기존 프로그램들의 롱런이 눈에 띄는 한해였지만, 그 안에서도 꾸준히 새 포맷으로 시도를 거듭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던 2019년. 과연 수상의 영광은 누가 안게 될까.

 

사진=유재석(싱글리스트DB), 박나래(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

♦︎ 유산슬 유재석VS삼수생 박나래, MBC 대상 후보자 초박빙

‘무한도전’ 종영 이후 ‘나 혼자 산다’로 체면치레를 하던 MBC 예능이 공교롭게도 김태호 PD의 귀환과 함께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김태호 PD의 ‘같이펀딩’ ‘놀면뭐하니?’를 시작으로 하반기 ‘편애중계’ ‘공부가 머니?’ ‘언니네쌀롱’ 등 정체성 확실한 예능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 여기에 파일럿 ‘공유의 집’까지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MBC 예능이 다시 황금기를 맞이하기 위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포맷의 예능이 쏟아지는 가운데 박나래는 MBC 간판예능 ‘나 혼자 산다’로 3년 연속 연예대상에 도전하게 됐다. 지난해 박나래는 이영자와 함께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아쉽게 최우수상에 머물러야 했다. 올해는 ‘나 혼자 산다’의 시청률이 다소 내려 앉으며 사실상 전년도보다 다소 힘이 빠지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 전현무의 하차에도 불구하고 10%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가는데 박나래의 공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유재석은 이른바 ‘유재석 악개’로 불리는 김태호 PD와 다시 만나 ‘유산슬’로 제2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드럼 신동 ‘유고스타’에 이어 트로트 샛별로 방송사 대통합까지 이루어낸 것. ‘놀면뭐하니?’는 이미 명사에 가까운 유재석이라는 예능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며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국민 MC에서 하루아침에 트로트 신인이 된 유재석은 최근 ‘아침마당’ ‘영재발굴단’ 등 전혀 연이 없을 것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범국민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각 프로그램 홈페이지

♦︎ 유력한 대상후보 백종원? 표류하는 SBS 연예대상

SBS는 새로운 포맷의 예능보다는 기존 장수 프로그램으로 지난 1년을 보냈다. 대대적인 편성 변경을 시도했던 ‘리틀 포레스트’가 있기는 했지만, 초반 화제성 대비 시청률 면에서 유의미한 수확을 거두지는 못했다. 다만 하반기 새롭게 론칭한 ‘맛남의 광장’이 믿고 보는 백종원 투입으로 힘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배우 이동욱의 네이밍을 내건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로 1인 토크쇼가 이제 막 돛을 올렸다.

하지만 ‘동상이몽2’, ‘불타는 청춘’, ‘집사부일체’, ‘미우새’, ‘골목식당’, ‘런닝맨’으로 대표되는 예능 판도에 큰 변화를 읽어내려가기는 힘들다. 안정된 시청률과 화제성에 안주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지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인 발굴이나 새로운 예능 스타 탄생과는 거리가 멀다. SBS 간판 예능에 거듭 등장하는 백종원에게 대상의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백종원이 거듭 연예대상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해왔다는 데 있다. 백종원은 현재 SBS에서 ‘백종원의 골목식당’, ‘만남의 광장’을 맡고 있다. SBS 예능 기여도로 봤을 때는 백종원이 대상을 받아도 이견이 없겠지만, 당사자가 대상 후보에 거론되는 것조차 거절하며 사실상 수상을 고사하다시피 해왔기 때문에 이번 시상식도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KBS

♦︎ 저평가 우량주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KBS 연예대상 파란 일으킬까

올 한해를 뒤돌아보면 KBS 예능은 험난한 고비를 넘어야 했다. 우선 ‘1박2일’ 시즌3 멤버들이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리며 갑작스러운 폐지를 맞이했기 때문. 여기에 정준영의 복귀 발판이 됐다는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비어버린 편성표를 채운건 명절 파일럿이었던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였다. 사실상 돌려막기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선전으로 일요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원희룡 제주지사, 현주엽 감독, 요리연구가 심영순 등 기존 예능과는 결이 다른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는 양치승 헬스장에서 필라테스를 담당하고 있는 김동은 원장이 뜻밖의 웃음을 안기고 있다. 예능풀이 너무 한정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때에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가 돌파구를 찾아낸 것. 때문에 연예대상 시상식에서도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살림남2’도 KBS 예능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목. 특히 오랜시간 공백을 가졌던 김승현을 다시 연예계의 궤도에 올려놓은 것은 물론, 최근 결혼 소식까지 전해져 한동안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올해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이런 기여도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광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