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형사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자신을 기소한 일본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곤 전 회장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전 비리로 나를 기소한 것은 근거가 없다”며 “왜 그들(검찰)은 조사 기간을 연장하고 나를 다시 체포했느냐”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일본 검찰에 의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잔인하게 떨어져 있어야 했다며 “그들은 14개월 동안 내 영혼을 파괴하려고 시도하고 내가 아내와 연락하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에 8시간이나 조사를 받았는데, 변호사도 동석하지 않았다”면서 일본의 사법제도에 대해 “기본적인 인권의 원칙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곤 전 회장은 일본에서 구금된 뒤 400일 넘게 이날을 기다려왔다며 자신의 체포를 일본이 1941년 미국 함대를 공격한 진주만 공격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친구들 중 일부는 닛산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의 3사 얼라이언스가 경영통합과 합병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내부세력의 모략에 당했다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곤 전 회장은 일본을 탈출한 결정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나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며 “절망감이 크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구속됐다가 10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나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낮 도쿄 자택에서 외출한 뒤 그날 밤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개인용 비행기로 터키 이스탄불로 도주했고, 이스탄불에서는 다른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레바논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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