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침대에서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영원히 이렇게 안고 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가 하면, 갑자기 빤히 쳐다보기에 왜 그러냐고 물으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라고 속삭이기도 합니다. 

“나 예뻐?”라고 물었을 때는 쳐다보지도 않고 하던 일에 골몰하지만, 무심하게 고개를 돌린 채로 “예뻐,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툭 던질 때는 또 어떤가요? 그야말로 심장이 다 녹아내릴 지경입니다. 

반전을 전하자면,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런 달콤한 코멘트의 주인공들은 남자친구나 남편들이 아닙니다. 대부분 5~7세 정도의 ‘아들’들입니다. 

안타깝게도 필자에게 이런 이야기는 아직 간접 경험이어서 직접 그 ‘심쿵’함을 느껴본 것은 아니지만, 워낙 이런 일화들이 주변에서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언급해 봅니다. 

젊어서는 다양하던 여자들의 이상형이 결혼과 출산을 거치고 아들이 있는 경우에는 무조건 ‘자기아들’로 굳혀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는데, 주변인들의 아들들이 점점 커 가면서 정말 왜 그런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어린 아이라고 해서 철없이 천진난만하고 순수하게 “이만~큼 사랑해떠요”라고 혀 짧은 소리만 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얘기를 들어 보면 누구보다도 시크하면서도 스윗하기까지 한 존재가 바로 아들입니다. 

이 아들들의 특징을 종합해 보면 일상의 99% 정도는 무심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달콤한 말을 던지거나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한다는 거죠.

평소엔 그저 개구쟁이 어린애이던 아들이 갑자기 뭔가에 놀란 엄마 앞에서 “엄마, 내가 해결할게”라며 침착하게 대처해 준다든지, 슬프거나 안 좋은 일에 속상한 엄마에게 “지켜줄게요”라며 꼭 안아준다든지 하는 상황입니다. 

연애시절 만나던 남자들이 잘 해 주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많이들 의심하지만, 어린 아들들은 매 순간 의심할 필요없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 엄마들이 ‘심쿵’하는 모양입니다.  

로맨스 드라마의 공식인 ‘차가운 도시 남자’의 매력이 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차가운 도시 남자가 ‘내 여자(또는 내 엄마)’에게는 진심으로 따뜻하다는 게 감동 포인트 아닐까요? 

남녀를 불문하고 애정 관계에서 상대방을 감동시키려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어린 아들들의 사례를 통해서 알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오늘도 ‘싱글들이 모를 이야기’를 또 한 번 풀어보았습니다. 

물론 덧붙이자면, 아들이건 딸이건 아이들 덕분에 ‘심쿵’하는 순간들은 계속 있습니다. 만일 자기 자신이 보잘 것 없이 느껴지고 밉기만 한 날이 있다면, 내가 나의 부모님에게 누구보다 설레고 빛나는 순간을 선사했던 소중한 존재임을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가정의 달이 끝나가는 마당이지만 한번 조심스럽게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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