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죽은 아내 중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는 자신의 집 드레스룸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던 전주 20대 여성 사망 사건에 대한 의혹을 파헤쳤다.

2018년 12월 4일 저녁 7시경 민주희씨(가명)는 쌍둥이 언니 민설희씨(가명)로부터 이상한 메시지를 받았다. ‘드레스룸 대피소 쪽 아래’라는 말 뒤에 몇 개의 알파벳 문자와 숫자들.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에 의아했던 주희씨는 언니에게 답신을 보냈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고 휴대전화는 꺼져있었다.

불길한 느낌에 다급하게 달려간 언니의 집에서 주희씨가 마주한 것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는 설희씨와 그녀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남편 최씨(가명)였다. 드레스룸 문고리에 목을 매 심정지 상태였던 설희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지만 26일 뒤 세상을 떠났다.

설희씨 휴대전화에는 119신고 1시간 전인 저녁 7시 2분경 남편 최씨로부터의 부재중 전화가 남아있었다. 휴대전화가 없어 신고를 못했다는 남편 최씨의 말은 진실일까? ‘그것이 알고싶다’가 최씨를 의심하는 유가족들, 설희씨 몸에 남은 이상한 흔적들 등 의문이 가득한 이 사건을조사하기 시작했다.

부부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남편의 폭력과 외도에 설희씨는 위치추적 앱을 깔았다. 가족들은 사고 직후 남편 최씨가 전화를 하지 않은 게 수상하다고 전했다. 녹취파일에서는 최씨가 정신이 없어서 휴대전화를 찾지 못했고 아내 휴대전화는 꺼져있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설희씨의 휴대전화는 동생이 찾아냈다. 어떻게 된 것일까?

동생 주희씨는 언니 휴대전화 통화기록에 저녁 7시쯤 최씨에게 전화가 왔다는 걸 발견했다. 이웃주민은 이상한 점을 이야기했다. 당시 남편 최씨는 이웃에게 심폐소생술을 부탁했다. 오후 6시 52분, 정씨(가명)와 설희씨가 통화한 기록이 있었다. 정씨는 남편과 가장 친한 친구였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린 설희씨가 정씨에게 빨리 집으로 와서 최씨를 말려달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한국심리과학센터 공정식 교수는 최씨가 거짓말을 한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사건을 조작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남편이 저녁 7시에 아내에게 전화했다는 것은 휴대전화를 찾겠다는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녁 7시 13분에 주희씨에게 보낸 설희씨의 문자는 급박해보였고 제발 자신의 문자를 확인해달라는 의도일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