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배우 출신 감독의 작품에 첫 출연한 염정아는 한편으로 부담도 됐지만 기대하기도 했다. 김윤석 감독의 능력을 믿고 ‘미성년’에 합류한 그는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염정아 역시 배우 출신 감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까?

사진=쇼박스 제공

“‘미성년’은 다른 작품과 다르게 제가 부담을 좀 가졌어요. 김윤석 감독님의 첫 연출작인데 어떻게든 감독님의 영화가 더 잘 되고 돋보이게 만들고 싶었죠. 감독님이 저를 믿고 출연 제의도 하셨잖아요. 그만큼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했어요. 제가 배우 출신 감독님의 작품에 처음 출연했어요. 김윤석 감독님은 잘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첫 촬영날부터 원래 감독을 하신 분 같은 모습에 놀랐죠.”

“저는 창작에 재능이 없어요.(웃음) 연기는 제게 주어진 대로 하면 되지만 연출은 모든 걸 꿰뚫어봐야 하잖아요. 저는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연기 외의 것들에 관심도 없고요. 딱히 연기말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요.”

염정아는 어느 순간부터 ‘엄마’ 캐릭터를 많이 맡게 됐다. 캐릭터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염정아는 그런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똑같은 역할이라도 그 캐릭터만의 이야기는 다르다는 이유였다. 한국영화에서 최근 주도적이고 극을 이끌어가는 여성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 염정아는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쇼박스 제공

“아내 역할을 그동안 많이 했는데 남편이 바람피는 이야기는 처음 접해봤어요. 제가 출연한 작품 속의 남편들은 다 이상하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여자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아진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저한테 들어오는 시나리오도 다양하고요. ‘앞으로 더 좋아지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완벽한 타인’ ‘스카이 캐슬’이 잘 돼서 덕분에 제가 시나리오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계속 많은 작품 제안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웃음)”

“바로 차기작 ‘시동’ 촬영에 들어가요. 매번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설레죠. ‘시동’에서는 박정민 배우의 엄마로 나와요. 엄마 역할을 자주 많아도 캐릭터만의 스토리가 달라 연기할 맛이 나죠. 나이 먹었다고 역할 가릴 이유가 있나요? 실제로도 저는 엄마인데.”

‘완벽한 타인’ ‘스카이 캐슬’의 성공은 많은 대중이 염정아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마치 설경구가 ‘지천명 아이돌’이 된 것처럼 염정아에게도 젊은 팬이 많이 생겼다. 들뜬 마음이 생길 수 있지만 그는 오히려 인기에 대한 부담보다 연기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연기를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말이다.

“‘완벽한 타인’ ‘스카이 캐슬’이 잘 돼서 기분 좋지만 다음 작품에 대한 흥행 여부에 부담 느끼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출연한 작품이 좋은 평을 받으면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거든요. 관객, 시청자분들이 제 작품을 많이 봐주시고 좋아해주시는 게 가장 중요해요.”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스카이 캐슬’ 때문에 ‘미성년’ 시사회 때 팬분들이 많이 오셨더라고요. 제 눈앞에 팬분들이 나타나는 게 얼마만인지.(웃음) 아직 적응이 안 돼요. ‘스카이 캐슬’에 같이 출연한 동료들이 영화를 보고 ‘언니 연기는 역시!’ ‘김윤석 감독님한테 반했어요’라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좋은 말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이번 영화에 예서(김혜윤)도 나오잖아요. 참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불륜이란 소재는 소위 막장드라마라 불리는 작품에서 많이 쓰인다. 무겁게 느껴지는 이 소재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염정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김윤석 감독, 동료 배우들이 만들어낸 ‘미성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성년’은 심각한 영화가 아니라 재미있는 영화예요. 흥행?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그런데 ‘완벽한 타인’은 잘 안 될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웃음) 이번에 잘 돼서 김윤석 감독님이 차기작을 만드시게 되고 출연 제안을 하신다면 고민해봐야겠죠? 어떤 배역인지 한번 봐야하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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