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역대 한국 최고 축구선수일까?

로이터=연합뉴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1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에게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한 결과 차범근과 손흥민 중 손흥민이 '더 뛰어나다'는 응답이 51.5%로 집계됐다. 차범근 전 감독이 '더 뛰어나다'라는 응답은 30.5%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올시즌 20득점 이상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토트넘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견인했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는 최근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 8강 1, 2차전에서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3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덕분에 손흥민에게 다소 유리한 응답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를 휩쓸었던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레버쿠젠, 프랑크푸르크 등에서 뛰며 UEFA컵 우승컵을 든 한국 최고 레전드다. 1978년 12월 독일 분데스리가 다름슈타트에 입단하면서 유럽 무대에 나선 차범근 전 감독은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통산 121골을 몰아치면서 한국인 역대 유럽 통산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프랑크푸르트 외국인 레전드로 이름 올리기도 했다.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116골(함부르크 2부리그 1골 제외)을 기록하며 차 전 감독의 기록에 5골차로 접근했다. 지역, 연령, 직업, 이념 성향에 상관없이 대부분 손흥민이 더 뛰어나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손흥민 62.2% > 차범근 21.9%), 40대(손흥민 57.9% > 차범근 29.8%), 자영업(손흥민 57.2% > 차범근 31.3%)에서 손흥민이 더 뛰어나다는 인식이 훨씬 높았다.

사진=연합뉴스

조사 결과 눈여겨 볼 점은 40대가 손흥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40대가 크고 자란 70~80년대는 차범근 전 감독이 한창 분데스리가에서 활동할 때였다. 차범근과 손흥민의 활약을 모두 본 40대의 선택이 흥미롭다. 손흥민의 수치가 높게 나온 건 유럽 리그 중계와도 큰 연관이 있어 보인다.

차범근 전 감독이 활동할 당시에는 유럽 리그 중계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지금처럼 많은 방송, 인터넷, 모바일에서 경기를 볼 기회도 적을뿐더러 활동 영상을 찾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 당시 분데스리가는 세리에A와 함께 세계 최고 리그였다. 20대 후반에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차범근이 세계 최고 리그에 한국인 최초로 진출해 UEFA컵 우승까지 이끈 건 ‘역대급’이다.

다만 손흥민의 실력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세계 축구는 데이터 분석 등 최고 기술, 최고 훈련 시스템으로 선수들의 실력은 높아졌고 전세계가 주목하는 만큼 경제적인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전세계가 주목하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신의 역량을 뽐내고 있는 손흥민이 세계 최고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건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메시, 호날두를 비교하는 ‘메호대전’처럼 손흥민과 차범근, 그리고 나아가 박지성까지 비교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선수의 스타일도 다르고 축구 환경 등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손흥민이 한국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른 건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증명됐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