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겨울왕국이 클래식 무대에 펼쳐진다. 서울시향이 오는 27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러시아와 핀란드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장착한 ‘바딤 글루즈만의 프로코피예프’로 청중을 맞는다.

지휘자 디마 슬로보데니우크

공연의 문을 여는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교향적 모음곡은 총 6개 곡으로 이뤄졌다. 프로코피예프는 이 모음곡의 오페라 작품을 원작자인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고치의 우화를 기초로 작업했으며 주요 내용은 우울증에 빠진 가상왕국의 왕자가 마녀의 저주를 풀기 위해 3개의 오렌지를 얻는 여정에 나서고, 그중 하나의 오렌지에서 공주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또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중 높은 작품 완성도와 대중적인 낭만성을 담아낸 교향곡 2번은 북유럽의 풍광을 떠올린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과 비교해 ‘시벨리우스 전원교향곡’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억압에서 벗어나 해방의 승리를 지향했던 핀란드인들이 꿈꿨던 승리의 외침이 4악장 도입부와 대미를 장식한다.

지휘자 디마 슬로보데니우크는 아이러니하게도 러시아 출신의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는 모스크바 중앙음악원과 핀란드 음악원,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바이올린을 수학했다.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지휘 공부를 하며 요르마 파눌라를 사사했다. 2013년부터 스페인 갈리시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며 핀란드 라티 심포니의 수석 지휘자이고, 2016년부터 시벨리우스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글루즈만

2014년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서울시향과 협연했던 우크라이나 출신 이스라엘 연주자 바딤 글루즈만은 BIS레이블로 출반해 평단의 호평을 끌어냈던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2번으로 여름밤 음악 성찬을 무대에 차린다. 디아파종 상, 그라모폰 상, BBC뮤직 매거진 상 수상자인 글루즈만은 1994년 헨리크 셰링 재단상을 받았고, 셰링의 유품인 활로 연주하고 있다. 시카고 스트라디바리 협회가 대여한 1690년산 ‘레오폴트 아우어’ 바이올린을 쥐고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사진=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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