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의 조건’ 조영민 감독이 극중 민감한 소재를 공감가게 연기해낸 윤찬영과 박시은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8월 5일과 6일 방송된 SBS 2부작 단편드라마 ‘17세의 조건’은 극중 약진고 2학년생인 고민재(윤찬영)와 안서연(박시은)의 성장통을 그렸다.

드라마는 극중 고민재 어머니의 외도와 아버지의 새 장가, 그리고 조건만남 등 다소 민감한 소재에 더해 의도치 않은 주위의 오해로 주인공들이 불안감에 휩싸이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극한 상황까지도 생각했던 고민재와 안서연은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위안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고 마지막에 이르러선 진정한 어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여느 작품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소재에 대해 조영민 감독은 “청소년기 학생들이 평범하지만 남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아픈 구석이 하나씩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며 “사실 이 같은 소재를 다루기가 민감할 수도 있어 혹시 잘못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밝혔다.

조영민 감독은 “숨겨진 아픔을 표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일 수도 있지만 ‘이런 일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고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렇게 해선 안되는 게 아닌가?’라고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 뒤 비로소 드라마를 시작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윤찬영과 박시은에게 대본을 건네고 “두 주인공들은 왜 이렇게 행동했을 것 같아?” “나 이만큼 아프다는 걸 보여주는 의도는 아닐까? 어떻게 생각해?” 등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촬영에 임했다. 그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고 사실 상상하기도 쉽지가 않았을 텐데 둘은 오로지 연기로써 이 모든 걸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줘서 정말 고마웠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극중 조건만남을 주선한 수학 과외선생 에피소드에 대해 조 감독은 “작가님이 가지고 계시던 충격적인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라며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면 그런 보상을 하는 비이성적인 어른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 이런 일이 절대 없었으면 하는 의도였다. 또한 나쁜 건 일부 어른들이지 아이들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조영민 감독은 “어렸을 적에는 ‘나만 아프구나’라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람들이 아프고 힘든 과거를 지녔음을 알게 된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자신에게 직면한 어려움 때문에 삶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주인공들처럼 ‘나도 이겨내고 잘 지나갈 수 있을 거야’라는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사진=SBS ‘17세의 조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