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면 지지율에 상관없이 밀어 붙이던 박무진이 처음으로 망설이는 모습은 대선출마 선언 직후 그려졌다. 오영석(이준혁)은 박무진이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이라 도발했고, 테러 배후 세력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어줄 수 없는 박무진이 처음으로 ‘지지율’을 위해 뜻을 꺾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법안 자체를 포기했다기 보다 다음 정권으로 차별금지법을 이양했다는 표현이 맞을 터.

“다음 대권에 박무진이 성공한다면 당연히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을까요. 그걸 못해서 너무 아쉬워했잖아요.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반드시 당선돼야하겠다고 하잖아요. 한주승(허준호)이 이야기를 하잖아요. 차별금지법이 왜 지금까지 법안통과가 되지 않았는지. 박무진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거든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박무진은 노력을 했을 거에요”

끝내 누구인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VIP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한주승은 내부공모자였을 뿐 테러 배후의 우두머리가 아니였고, 김실장(전박찬) 역시 죽음을 맞이하며 끝내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다만 최종회에 VIP의 정체가 안보에 대한 위기감을 이용해 한국의 분열을 만들어내려는 제3의 인물로 묘사됐다.

“VIP에 대한 공포는 가면 갈수록 크게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내가 믿었던 사람, 그것도 청와대 내부에 공모자가 있다는 정황도 드러나니까요. 어디에도 이 고민을 풀어놓을 수 없는데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정수정 보좌관이었던 거 같아요. 테러사건 당시에 청와대에 없었던 사람은 박무진이랑 정수정이 유일하니까요”

그리고 이 내무공모자를 색출하는 과정에서 뜻밖에도 차영진과 정수정(최윤영)의 러브라인이 위기를 맞이했다. 차영진이 유력한 용의자로 급부상하며, 박무진을 보필하는 정수정에게 그의 뒷조사를 맡았기 때문. 차영진은 응당 정수정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한참 ‘썸’을 키워나가던 단계에서 어색한 사이로 돌아서게 됐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가 직업만 바뀌고 멜로로 가버리면 안되잖아요. 시즌2가서 사귀어도 좋겠죠. 시즌2가 있다면 박무진은 출마를 하지 않을까요? 사실 배우 입장에서는 시즌2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지 싶어요. 근데 작가님들은 풍부하게 그런 생각이 있을테니까요. 대통령은 아마 윤찬경이 됐겠죠? 정치고수는 윤찬경 같아요. 강상구는 보이는 거에 휩쓸리니까요”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를 종영과 함께 터져나왔다. VIP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박무진을 대선에 내보내기 위해 차영진, 정수정, 김남욱(이무생), 박수교(박근록)가 다시 힘을 뭉치는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

“전세계에 있는 모든 배우들이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시즌2를 원할 거에요. 일단 검증된 게 있으니까요. 하지만 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요. ‘지정생존자’ 역시 마찬가지에요. 배우들은 계속 시즌2를 원하고 있어요. 현장 분위기도 그만큼 좋았구요. 처음 원작을 봤을때 ‘이거 정말 재밌다, 미국은 스케일이 다르구나’ 했어요. 우리나라에서 된다면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제의 받았을 때 정말좋았죠. 현지화를 잘 시킬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는데 대본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긴 시간 함께 촬영한 동료들과 헤어졌지만 지진희는 “아쉽지는 않아요”라고 단언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걸 여러 작품을 거치며 이미 머리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

“20년 동안 만나고 헤어지고 하다보니 자연스러워진 거 같아요. 대신 이 관계가 얼마나 이어지느냐의 문제겠죠. 새로운 작품, 사람이 생기면 거기에 또 집중해야죠. 관계에 집착하고, 그거에 목매고 안타까워해서 망가지는 사람들 많이 봤어요. 너무 얽매이면 힘들어져요”

연기를 하는데 가장 큰 힘이 가족이라는 지진희. 가족 그리고 가장의 역할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박무진의 단단함과 꼭 닮아있다는 느낌을 줬다.

“연기하는데 가족이 최고의 힘이죠. 아마 아이들이 없으면 일 안하고 놀았을 거에요. 단순히 가족의 생계를 말하는 건 아니에요. 집에 있는 아빠가 나쁘다는게 아니라, 아이 교육에 좋을까를 생각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일을 하는 게 아이에게 책임감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나이도 있고, 항상 일이 들어오는 건 아니잖아요. 가끔 쭉 일을 하고나서 휴식할 때, 또 그것만큼 불안한게 없어요”

 

사진=이끌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