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대거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이 중 웹툰 작가가 되고 싶은 국정원 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액션 영화 ‘히트맨’도 기대작 중 하나다. 코믹과 액션, 웹툰과 영화라는 요소들이 어떻게 어우러질 것인가 기대되는 바도 크지만 무엇보다 권상우, 정준호, 황우슬혜, 이이경이라는 신선한 배우조합도 영화를 보는 관전포인트다.

특히 2016년 ‘인천상륙작전’ 이후 약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정준호는 관객들에게 반가움을 전한다.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등 2000년대 초반 코믹액션 연기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그가 정말 오랜만에 자신의 주 종목으로 돌아왔다. 이에 관객들도 오랜만에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는 그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그도 스크린 복귀에 대해 “설레기도 하고요. 그동안 TV 연기에 집중하다가 복귀했는데, 사실 현장시스템은 크게 다를바 없어요. 영화 쪽 변화라고 하면 한정된 시간 안에서 그날 찍을 분량을 플랜대로 하지않으면 문제점이 많아요. 예전만큼 여유롭지 않고 타이트해요. 반면 티비는 컨디션과 환경에 상관없이 해당 날짜에 방송해야 하기에 무조건 촬영을 해야되는 입장이죠. 그런 점이 달라요.”

“그 와중에 코미디 장르도 호흡이 갈수록 빨라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슬랩스틱, 상황 개그같은 것들이 섞여서 중장년층도 코미디를 보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감된 코드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것들이 확연히 구분되더라고요. 10대와 50대의 코미디가 서로 이해를 잘못하는 것 같아요. 이해라기보단 세대 차이에서 오는 민감한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라며 다시 돌아온 느낌에 대해 긴장되면서 설렌다는 심정을 밝혔다.

정준호 개인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도 분명히 있지만, 주인공 준 역할을 맡은 배우 권상우와의 호흡 역시 궁금증을 자극한다. 두 배우는 모두 코믹과 액션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모습으로 각인돼있어 언뜻 이전에 작품을 같이 하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충청도 동향이라는 점과 뮤직비디오를 함께 촬영한 것 외에 공식적으로 작품을 찍은 적이 없다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영화를 처음 받았을 때 매력을 느낀 건 시나리오의 독특함,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실사와 웹툰, 애니 장르를 다양한 스토리로 믹스해서 한 시나리오에 완성했다는 것이었어요. 근데 한 5번 정도 읽으며 대본을 파악했어요. 처음에는 중고등학생 만화같은 느낌이라 잘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거듭 읽을수록 ‘아,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거구나’ 이해하게 되고 호감을 느꼈어요. 이후 감독님과 미팅해보니 이미 권상우가 캐스팅돼 있었어요.”

“액션은 몇 개월 배워서 하기가 어렵죠. 준이라는 캐릭터는 몇 개월 배워서 하는 것보다 평상시 액션에 길들여진 배우가 해야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권상우의 캐스팅 소식 들었을 때 딱이다 싶었죠. 대역 배우를 써서 표현하면 관객들에게 약간의 어색함을 줄 수 있잖아요. 찌질한 만화가의 삶, 가장의 삶, 짠내나는 리얼한 실생활 같은 가장의 힘든 삶을 표현하는 것까지 두 가지 포인트가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같은 동향이기도 해요. 충청도인데, 서로 집에서 20분 거리에요. 뮤비 촬영한 것과 간간이 모임, 행사에서 보기는 했어요. 그의 털털함, 남자로서의 순진한 매력, 이런 것들을 좋게 봤고 역할에 최고라고 생각했죠.”

정준호가 맡은 천덕규라는 인물은 전반부와 후반부 확연히 달라지는 이미지를 선보인다. 그는 진중하게 시작해 갈수록 모든 걸 내려놓고 코믹함을 연기한다. 정극부터 코믹까지 팔색조 연기를 선보였던 그였기에 이번 작품에서도 무리없이 역할을 소화한다. 달라진 코미디 호흡과 세월에 따른 체력을 걱정하던 그였지만,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체력으로 대역 없이 액션을 소화하고 내재된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웃음을 만들어내며 명불허전 배우 정준호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국정원 요원들의 동선을 보면 평상시에는 평범하지만 암살 요원이에요. 대신 국가, 국민이 테러단체, 범죄자들로 공격을 받을 때 기지를 발휘하는 거죠. 그래서 이들의 무술 또한 견고하고 섬세하고 디테일하죠. 보통 액션물에서의 그런 평범한 액션이 아닌 정교하면서도 상대를 단칼에 제압할 수 있는 고단수 무술기술을 써요. 칼이나 무기 등 여러 가지 있는데, 그래서 우리도 국정원 암살요원이 받는 특별한 특공무술,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을 4, 5개월 지도를 받았어요.”

“체력적으로는 힘들기는 했어요. 무술 전 준비운동이 힘들고 더 싫었어요. 그래도 평상시 매일 운동하니까, 무술 감독님도 허벅지 보더니 ‘평소 운동 많이하시네요’라고 하더라고요. 나 말고도 권상우, 이이경도 평소 운동도 잘하고 좋아해요. 그래서 무술 감독들이 다들 대역없이 본인들이 소화하겠다고 나서서 놀라더라고요. 어색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하는 게 아무래도 좋잖아요. 다소 투박해도 ‘저건 저 사람이 했구나’라고 느끼게 하는게 더 진정성 있지 않나 해서 그런 제안을 하기도 했고요.”

“코믹적인 부분은 애드리브가 많았어요. 대부분 편집하면 짤리는데 제건 많이 살았어요. 취조실에서 권상우 배우가 저를 납치하고 인질로 데려가는데, 이이경이 총을 들이밀어요. 그때 ‘한발만 쏴’라고 하는 장면, 나가면서 욕하는 것도 다 애드리브에요. 또 차 안에서 편집장과 대화할 때 ‘식사 한번 하시죠’라는 것, 근데 그건 정말로 평상시에도 누군가와 신세 지면 제가 늘 쓰는 말이에요. 고마움의 표시로도 하고요. 나도 모르게 그런 상황이 되니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현장에서 빵 터지길래 나는 그렇게 재밌으라고 친 건 아닌데... 제가 평상시에도 그런 얘기했던게 많이 도움이 된거죠.”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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