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드라마 ‘열혈사제’로 SBS 연기대상을 거머쥔 배우 김남길이 올해는 영화로 그 명성을 이어가려 한다. 한국형 오컬트를 표방하는 영화 ‘클로젯’에서 그는 하정우와 호흡을 맞춰 유머와 진지함을 넘나들며 새로운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최고의 연기자로 인정받는 연기대상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뒤 곧장 개봉하는 영화기에 자신의 연기뿐 아니라 영화 흥행에도 부담감이 상당할 터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상에 대해서는 감사하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개봉하는 영화에만 집중하는 참배우의 모습을 보여줬다.

“(대상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아요. 감사하기는 한데, 우리 직업이 혼자 잘해서 되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누군가 봐줘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고, 배우나 스태프 간에 합도 잘 맞아야하고, 운도 따라줘야 하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대상 자체에 크게 의미는 두지 않고, 주변 지인이나 배우, 촬영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죠. 동료 배우나 스태프들 앞에서 연기하는게 직업적으로 당연하지만, 가끔 큰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어요. 근데 그렇게 용기를 줘서 한발짝 나가게 해줘서 고마워요”

“부담감이라기보다 작품 만듦새에 책임감은 있죠. 관객 수라는 숫자로 성공이 판가름 나는데 내 맘대로 되지는 않잖아요. (잘돼야 한다는) 그런 마음을 먹어도 안 될 수도 있는거고. 기본적으로 영화를 잘 만들자,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고 누군가에게 많은 의미를 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하고 시작하죠. 저는 (대상 후 첫 작품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났는데 주변에서 그것 때문에 부담되겠다 물으면 뭐라고 해야하나 고민도 돼요. 제 말이 또 잘못 이해될까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김남길은 이번 영화에서 상원(하정우)의 사라진 딸 이나(허율)를 찾기 위해 악귀와 싸우며 분투하는 남자 경훈 역을 맡았다. ‘클로젯’이 기존 오컬트와 차이를 둔 점은 구마의식을 행하고 악귀와 맞서는 내용이지만, 특정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드라마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김남길도 기존영화와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까 하는 부분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배우로서 그는 영화의 모든 부분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캐릭터를 다채롭게 표현하며 신선한 느낌을 주고자 노력했다.

“이런 소재가 외국에 비해 한국에서 적어요. 그래서 그런 반가움, 신선함이 있었어요. 퇴마하는 방법도 토속무속신앙에 베이스를 두지만, 거기에 이계, 장롱 등 소재가 합쳐지잖아요. 세트의 이미지에 대해서 들었을 때도 상반된 이미지들이 겹쳐지면 신선하겠다고 생각이 들었고요”

“차이를 더 크게 가져가고 다른 색을 입히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어요. 심각한 상황에서 아이를 찾고 원인을 찾으러 온 건데, 일반적으로 당연히 심각할 테지만 사람마다 다른 시각에서 받아들이니까 감정, 행동이 다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인물 표현할 때 그러려고 노력하기도 해요. 경훈 입장에서 상원을 만날 때 친근한 느낌으로 접근하지만, 후에 방안에서 혼자 있을 때는 내가 여태 쫓아온 원인이 여기구나 하고 진중하게 접근하는 거죠”

김남길은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에도 자신만의 색깔로 연기를 소화해왔다. 이는 대본에 적힌 것을 넘어 캐릭터를 깊고 풍부하게 구축하려는 그의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가 행하는 다양한 주술과 더불어 구마의식이 눈길을 끈다. 때로는 판타지 만화 같기도 하지만, 김남길은 특유의 노력으로 이를 현실감 있게 표현해내며 관객에게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한다.

“애니메이션 ‘나루토’ ‘유희왕’ ‘드래곤 볼’ 같은 것에서 손동작 참고하기도 했어요. 이번 작품 뿐 아니라 평소에도 애니메이션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이에요. (이번 영화에서는) 주술에 대한 것들을 청각적으로 전달하기도 하지만 시각적으로 긴박함을 전달할만한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서 문신으로 시각적 주문을 표현하려고 했죠”

“종교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으려고 했어요. 퇴마를 하는데 천주교, 불교 등을 피해서 종교적 불편함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토속신앙 무당을 베이스로 주문을 만들었어요. 근데 이게 힌두교 주술이기도 했더라고요. 혹시나 해외에서 이 영화 봤을때 힌두교 주술이 불편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누구에게도 불편하지 않게 최대한 조절했죠”

“주술이 길다보니 호흡이 딸려서 어렵더라고요. 나직하게만 하는 게 아니라 북소리에 따라 커지고 작아지고 하니 거기에 따라서 말하니까 힘들더라고요. 무당들이 하는 주문에 따라서도 북 치는 방법이 달라요. 자문을 구해서 리듬에 박자 맞추면서 연습했죠. 그냥 치기도 어려운데 박자감 맞춰서 빨리하다보니 그것도 좀 어려웠어요. 액션을 좋아하니까 그것의 한 축으로 생각해서 어렵지 않겠지 생각했는데 굉장히 달라요. 악기 다루면서 표현하는 배우들 보면 진짜 어렵구나 생각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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