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소란인지 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외출보다는 집에서 홀로 사색에 빠지고 싶어지는 날씨. 서점가에는 매일같이 신간이 쏟아지고 있다. TV나 영화, 미디어 매체에 문화생활이 집중돼 있었다면 비오는 이번 주말에는 독서에 도전해보는 게 어떨까. 따뜻한 차 한잔과 달콤한 디저트 그리고 마음의 양식인 책만 있다면 그 어떤 주말보다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신을 찾아서>/김신명숙/판미동
 

(사진=판미동)

“원초적 생명력, 보살핌과 치유의 힘, 주체적이며 자신을 긍정하는 여성들, 그 안에 여신이 있다.”

페미니스트이자 언론인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10년간 국내외 다양한 여신을 찾아 나선 이야기를 담은 『여신을 찾아서』가 출간됐다. 그리스의 크레타섬 여신순례를 비롯해 제주도·지리산·경주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10년간 국내외 다양한 여신문화를 답사했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현대인들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여신’이 오늘날까지도 곳곳에 생생히 남아 있다는 사실, 여성의 내면·삶·공동체 안에서 치유와 변화의 힘을 이끌어내는 페미니즘이 있다는 사실은 많은 독자들의 삶에 심정적 지지와 흔들리지 않는 이론적 토대가 되어 줄 것이다.

 

<블랙홀 옆에서>/닐 디그래스 타이슨/판미동
 

(사진=판미동)

이 책은 우주에 존재하는 여러 물질과 에너지가 작동하는 원리, 그 원리를 밝히고자 한 과학 발견의 역사를 설명한다. 뛰어난 우주적 상상력이 가미된 타이슨의 글은 독자를 우주의 먼 곳까지 데리고 가 생생한 경험을 하도록 이끈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 우주라는 공간의 위험성 등 타이슨이 풀어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은 과학적 상상력의 생명력과 기발함을 그대로 전달한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주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우리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었던 중세로부터 얼마나 멀리 나아왔을까? 닐 타이슨은 지식의 눈을 가리는 낭만적인 우주관을 반격하며 냉혹하고 짓궂은 모습의 우주를 새롭게 펼쳐 보인다. 우주를 사랑하는 독자들뿐 아니라 인간과 과학이 맺어온 기나긴 관계를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 그리고 유쾌하고 재미있는 새로운 과학 글쓰기를 맛보고자 하는 이들 모두에게 이 책은 즐겁고 풍부한 경험을 선사한다.

 

<울프 노트>/정한아/문학과 지성사
 

(사진=문학과 지성사)

시집 ‘어른스런 입맞춤’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정한아 시인이 새로운 시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존재 '론 울프'(lone wolf)는 직역하면 '외로운 늑대'라는 뜻을 담고 있다. 태생적으로 세계와 불화하는 이 존재가 죽기 전 남긴 노트는 세간의 루머를 타고 전해진다. 시인은 부적응과 자기 폐쇄로 사회와 동떨어진 듯 보이는 울프와 그를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전형적인 위선을 대비시키며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야>/오상진/달
 

(사진=출판사 달)

2017년 4월 30일, 김소영 아나운서와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화촉에 불을 밝힌 오상진 아나운서가 그로부터 정확하게 1년, 그간 바쁜 일정 속에서도 성실하게 써온 일기를 모아 엮은 책이다. 두 사람이 결혼식을 마치고 떠난 신혼여행에서부터 시작되어 2018년 4월 30일, 첫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이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이 실제 살아가는 모습이나 두 사람의 마음속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너무나 다른 양가의 분위기와 그에 적응해나가려는 노력, 각자 자신의 일에 바쁜 생활, 집에서 나누는 소소한 대화, 살면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갈등과 또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두 사람의 태도 차이 등 꾸미지 않은 날것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더불어 가족은 물론, 친구와 동료, 취미생활, 요리, 독서 등 개인적이고도 신변잡기적인 에피소드들과 최근 맡고 있는 프로그램, 그 밖의 방송 생활 전반에 대한 이야기, 녹화장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오상진이라는 한 사람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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