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일까. 웹툰작가 윤서인의 배우 정우성을 향한 남다른 관심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사회 주요 이슈마다 직설적인 문장으로 욕과 공감을 동시에 얻었던 윤서인의 이번 타깃은 정우성이었다. 윤서인의 결말은 그 자신의 예언대로 '무개념 만화가'라는 비난으로 마무리됐다. 단순히 '미남 호감스타'를 건드렸기 때문일까.

 

사진=정우성 인스타그램

발단은 정우성의 SNS였다. 지난 20일 정우성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난민 문제에 관심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정우성의 글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그가 'A급 배우'여서기도 했지만, 최근 제주 난민 문제가 한국 사회의 핫이슈로 떠오른 탓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정우성의 발언에 대해 "호감 행보"라고 칭찬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 켠에서는 "시기상 적절치 않은 발언"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서인 역시 정우성을 비판했다. 포인트는 조금 달랐다. 정우성의 언행일치를 지적한 그는 페이스북에 "아니 왜 남보고 희망이 되어 달래, 자기는 희망이 안 되어 주면서. 최소 몇 명이라도 좀 데리고 살면서 이딴 소리를 하세요. 우성씨"라고 정우성을 비꽜다.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만화로 두 번 저격했다. 그는 호화로운 방에서 소파에 누워있는 남자를 그렸다. 그림 속 남자는 편안한 자세로 웃으며 "여러분들 난민에게 희망이 되어주세…"라며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고 있다.

앞 뒤 정황상 누가 봐도 정우성이었다. 윤서인은 여기에 '호의호식하면서 말로만 선행한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입혔다. 여기에 "나도 착한 말이나 하면서 살 걸"이라고 첨언했다. 정우성이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가식적으로 행동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발언이었다.

 

사진=윤서인 페이스북 캡처

문제는 정우성이 윤서인의 주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사람이라는 데 있다. 정우성은 UN난민기구(UNHCR)의 11명밖에 없는 친선대사 중 한 명이다. 친선대사 임명 전에도 그는 네팔의 난민촌을 여러 번 방문해 난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친선대사가 된 후에는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로힝야 난민들과 이라크 난민들도 만났다.

난민에 대한 정우성의 관심을 보여주는 가장 유명한 장면은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였다. 당시 정우성은 로힝야 난민들의 현실을 이야기한 후 손석희 앵커가 영화 '강철비' 이야기를 꺼내려 하자 "영화 얘기 안 하셔도 된다"며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힘이 실리도록 애썼다.

만화가는 자신의 만화에 책임을 져야한다. 특히 시사 풍자 만화는 사실을 함부로 왜곡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윤서인이 정우성의 행보를 몰랐다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타인을 비판한 꼴이 되고, 알았다면 정우성을 비판하기 위해 상황을 과하게 비튼 꼴이 된다.

어느 쪽이든 윤서인은 욕을 먹게 생겼다. 정우성의 '묵묵부답'으로 한 쪽에서만 아우성이라는 그림도 그려졌다. 굳이 따지자면, 그가 정우성에 대해서 잘 몰랐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윤서인의 정우성 사랑은 유명하다. 지난해 12월에도 정우성이 KBS 노조의 파업을 응원한 것을 지적했다. 그 다음엔 정우성의 얼굴을 거론하며 "남자는 역시 잘생긴 외모보다는 좀 뚱뚱하고 못생기더라도 생각이 바로 잡히고 똘똘한 남자가 최고"라고 주장했다.

외모와 인품은 서로 무관하다. 그럼에도 윤서인이 굳이 외모를 언급했으니, 그 뒤로 사람들은 자연 두 사람의 생김새를 비교하게 됐다. 이번 발언으로 윤서인은 이미 있는 비호감 이미지만 더 높아졌다. 걸출한 외모를 가진 배우와 얼굴이 비교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하지만 그 비난은 본인이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욕을 먹는 게 억울하다면 자신이 정말로 저격하고 싶었던 게 '난민 발언'인지 '정우성'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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