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유료 카메라 앱 ‘구닥’의 히트는 대단했다.

‘구닥다리’의 준말답게 스마트폰 앱인데도 ‘구닥다리 카메라’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살렸다.

도구가 스마트폰일 뿐, 조그만 뷰파인더를 통해 사진을 찍고, 24장의 사진을 다 찍기 전에는 사진 ‘미리보기’도 못한다. 필름 카메라와 정말 똑같이, 사진은 현상해야만 볼 수 있는데 그것도 3일을 기다려야 한다.

사진=구닥

그런데도 사람들은 ‘구닥’에 열광했고, 핫하다는 SNS의 대표주자 인스타그램은 ‘구닥’으로 찍은 사진으로 도배됐다. ‘구닥’이 가져온 열풍은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찍은 사진을 바로 뽑아낼 수 있는 환경이 됐음에도 굳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기다리며 그 설렘을 느껴보고 싶은 욕망을 대변한다. ‘구닥’을 포함해 아날로그 감성에 스마트 기기 시대의 기술을 결합해 실용성과 호기심을 더한 신문물들을 소개해본다.

 

★스마트폰 사진, 인화해서 배달…필라로이드

 

사진=필라로이드

‘구닥’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색다른 사진을 제공하는 아날로그 느낌의 카메라 앱으로 테오아의 ‘필라로이드’가 있다. ‘세계 최초의 필름촬영 카메라 앱’으로 불리는 필라로이드는 앱 내에서 필름을 구매해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필름이 전부 촬영되면 인화된 사진이 편지봉투에 담겨 배송된다. 스마트폰 사진을 인화하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해 인화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솔깃하다.  

아날로그 감성 역시 매력이다. 기존 카메라 앱 대부분은 보정과 필터, 사진이 잘 촬영되는 기능에 집중했지만 필라로이드는 사진을 찍는 그 순간만을 있는 그대로 담기 위해 집중한다.

때문에 필터 기능은 전혀 제공하지 않으며, 대신 촬영한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한 줄 쓰기’ 기능이 있다. 사진을 찍은 후 그때의 감정을 글로 사진에 남길 수 있으며, 인화된 사진에는 감성적인 폰트로 글이 새겨져 배송된다. 아직 iOS버전만이 서비스 중이며, 안드로이드 버전은 곧 출시된다.

 

★방수 종이지도 들고 여행…’에이든 여행지도’

 

사진=에이든 지도

‘리얼 여행자를 위한 여행지도’ 에이든 지도는 지난달 28일 와디즈 펀딩을 통해 대중 앞에 선보였다. 에이든 지도는 가벼운 종이 지도 위에 가이드북 100페이지 분량을 담아 여행을 도와주는 종이 지도로, 전국여행지도, 제주여행지도, 서울여행지도가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여행 정보 찾기가 해결된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사실 수시로 검색을 반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정제된 정보가 수록된 지도는 여행에서 유용하다. 특히 휴대용 지도는 방수종이를 사용해 비에 젖지 않고 잘 찢어지지 않게 만들어졌다.

제작사 측은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누가 종이 지도를 사용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 배낭여행이나 도시별 여행을 즐기는 여행객들은 거의 대부분 관광안내소에서 지도 한 장쯤은 들고 간다”며 “모바일 화면은 작아서 직관적으로 여행 동선을 짜기가 어렵지만, 종이 지도는 도시나 국가 전체를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 한눈에 동선을 짤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쓰고 그리고 클라우드 저장...로켓북 에버레스트

 

사진=로켓북 에버레스트

미국에서 처음 출시돼 국내에서도 ‘신기한 노트’로 화제가 됐던 ‘로켓북 에버레스트’는 ‘물로 지워 쓰는 노트’다. 잃어버리거나 훼손되지만 않으면 ‘평생 쓸 수 있는 노트’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런 것이 존재할 수 있나 했지만, 생각보다 방식은 간단하다.

노트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 뒤, 이를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용 앱으로 전송하면 쓰고 그린 이미지가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방식이다. 32페이지의 노트와 지우는 천, 전용 펜으로 구성돼 있는데, 써 본 소비자들의 평에 따르면 물티슈 등으로도 잘 지워진다.

손글씨, 그림 등 아날로그적인 결과물이 짐스럽게 쌓여가는 것이 아니라, 편리하게 디지털화돼 저장되므로 편리함이 큰 도구다. 단점은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는 가격인데, 국내에선 약 4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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