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전통적인 극장 시스템 대신 온라인 플랫폼 넷플릭스를 선택한 것은 보수적인 영화산업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 외에도 코엔 형제, 수사네 비르, 마이클 베이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감독들이 연이어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로마'를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라이브 컨퍼런스가 열렸다.
칸국제영화제는 넷플릭스 플랫폼이 극장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극장 상영’이 되지 않은 작품의 출품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전통적인 ‘극장’을 대변하는 거장 감독들이 넷플릭스와 협업을 선언하며 플랫폼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이날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의 발전을 받아들이지 않는 영화제는 더이상 지속되기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새로운 플랫폼을) 산업으로 인정하고 극장과 넷플릭스 모두 공존할 길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좀 더 진화된 극장 문화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넷플릭스 등 온라인 플랫폼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외국의 사례를 들며 “다른 해외 시장은 이미 극장 선택이 좁아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예전에는 극장에서 할리우드 영화부터 아시아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그런 아쉬움을 넷플릭스같은 플랫폼을 통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정치적인 격랑이 일던 1970년대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영화 ‘로마’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특히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작품을 연출하면서 나를 캐릭터로 잡을 계획은 없었다”라면서도 ‘클레오’를 애정하는 캐릭터로 꼽았다.
‘클레오’는 멕시코시티 내 한 중산층 백인 가족의 젊은 가정부로, 사회적인 억압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클레오’에 대해 “나와 그의 상처를 공유한 캐릭터다”라고 밝히며 “한 가정에서 멕시코라는 사회, 전 인류가 안고 있는 상처를 표현할 수 있는 적합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혹은 극장에서 그의 영화를 보게 될 한국 관객들을 위한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멕시코와 한국 사이에 감성적인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경제적인 상황은 다르지만 민주화 과정에서의 독재, 민주화를 가장한 독재정권과의 싸움에 감성적인 공감대가 있다”라고 전했다.
또 한국의 영화를 예로 들며 “한국 영화에서 사회 고위층의 비리, 정부와 기업간의 비리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푸느냐 하는 것이 반복적인 테마로 등장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끝으로 “이 작품은 극장에서 체험했을 때 훨씬 더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꼭 극장에서 이 작품을 즐기셨으면 한다”라며 “다음에는 직접 한국에 가서 여러분을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한편 ‘로마’는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최초로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12일 국내 극장에 개봉해 현재는 절찬 상영중이다.더불어 넷플릭스를 통해 14일부터 스트리밍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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