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일 체육계 폭행 및 성폭력 사태에 대한 사과문과 쇄신안을 발표했다.

15일 서울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제22회 이사회에서 참석한 이 회장은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메달은 포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온정주의 문화를 철폐하겠다”며 “합숙 위주의 훈련, 도제식 훈련 방식에 대한 근원적 쇄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이날 이사회에서는 새 선수촌장과 사무총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인선 발표를 연기했다.

이 회장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용기를 내주신 피해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그 용기에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한국 체육을 세계 10대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지속적 지원과 성원 격려를 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정부 및 후원을 해주신 기업인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그동안 내부 관계자들이 징계·상벌에 관여해 관행과 병폐에 자정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며 “지도자들이 선수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며 이를 무기로 부당한 행위를 자행하는 것을 뿌리뽑도록 하겠다”며 쇄신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이와 함께 체육계 폭력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을 내놨다. 성폭력 가해자는 영구제명하고 국내외 취업을 완전 차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사법처리 대상의 검찰 고발을 의무화하고 은폐 등 조직 차원의 비위 단체는 회원 자격을 영구 배제하기로 했다. 단체 임원도 책임을 추궁토록 하고 홈페이지나 보도자료를 통해 처벌과 징계 내역 공시를 의무화한다.

합숙 위주의 훈련, 도제식의 훈련 방식 등 육성 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근원적 쇄신책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와 협의하에 현재의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을 전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 시행 방식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숙소와 일상생활 관리체계도 개편된다. 국가대표 선수촌은 여성 부촌장과 여성 훈련 관리관을 채용한다. 또한 선수촌 내에는 인권상담소가 설치되며 주된 ‘범행 장소’로 꼽힌 라커룸에 대한 관리도 강화될 예정이다.

남녀 락커함도 철저히 구분되며 사각지대 CCTV 설치 보강, 비상벨도 함께 설치된다. 이외에도 지도자의 전횡을 막기 이해 지도자 ‘풀(pool)’제와 복수 지도자 운영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