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의 조승우, ‘밀정’의 이병헌, 드라마 ‘이몽’의 유지태.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세 명의 배우들은 무장독립항쟁의 운동가 김원봉을 연기했다는 점이다. 

사진='암살' 스틸컷 / '밀정' 스틸컷

사실 김원봉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그 업적에 비해 크게 다뤄지지 않았던 인물 중 하나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가 해방 후 북한에서 정치가로서 활약했기 때문.

그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던 것은 바로 영화를 통해서였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2015)과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2016)에서 조승우, 이병헌이 김원봉을 연기했다. 또한 올해는 MBC 드라마 ‘이몽’에서 유지태가 김원봉을 연기하고 있다. 북한에서의 행적탓에 그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교과서는 물론 미디어매체에서 언급된 적이 거의 없었으며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서훈 대상에서도 제외됐던 인물이었기에 항일을 다룬 작품에서 김원봉이 이렇게 연이어 나오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사진=MBC '이몽' 방송화면 캡처

그가 대중들에게 전면적으로 언급된 것은 영화 ‘암살’이 첫 번째였다. ‘암살’은 천만영화에 등극하며 김원봉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기 시작했다. 연이어 다음해에 개봉한 영화 ‘밀정’에서는 김원봉이 전면적으로 나오지는 않으나 이병헌이 그를 모티브로 한 가상의 인물 ‘정채산'으로 특별출연했다. ‘밀정’의 사건 또한 의열단이 계획한 황옥 경부 폭탄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6월6일 현충일날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며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임시정부 광복군의 좌우합작 약산 김원봉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원봉은 광복 후 월복해 북한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닌 인물이다. 이에 야당에서는 김원봉까지 통합된 광복군이 국군의 뿌리가 됐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그렇다면 김원봉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1919년 3·1운동 이후 직접적인 무장투쟁이 필요하다고 생각, 항일비밀결사 단체 의열단을 조직했다. 이어 부산경찰서 및 조선총독부 폭탄투척 등 주요기관 파괴와 일본 고관 암살 등을 계획하며 과감한 항일운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소수의 개인적인 투쟁에 한계를 느낀 김원봉은 조선의용대를 창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한국광복군에 합류해 군부를 총괄하기도 했다.

광복 후에는 귀국해 좌우합작을 추진했으나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이 확실시되자 월북해 북한 정부 수립에 참여했다. 북한 정부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 국가검열상, 노동상,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요직을 역임했으나 1958년 김일성 체제 강화과정에서 김일성의 옌안파 숙청때 함께 제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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