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초 각본상 수상이라는 성과에 이어 역시나 한국 영화 최초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며 기록행진을 이어갔다. 

오늘(10일, 한국시간)  미국 LA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문신을 한 신부님' '허니랜드' '레미제라블' ''페인 앤 글로리'를 따돌리고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각본상에 이어 101년 한국영화사에 최초의 기록으로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은 2009년 '마더'로 국제영화상에 도전했지만 후보지명에 실패했다. 그리고 두번재 도전에서 후보지명을 넘어 최초로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그동안 한국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전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꾸준히 출품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외국어영화상 예비후보에 오른 것이 유일한 성과였다.

첫 도전은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였다. 주요섭의 소설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각색해 영화화한 작품이다. 비록 최종 후보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한국 영화사에 첫 아카데미 출품이라는 기록은 남다른 의미를 남겼다. 한편 신상옥 감독은 이후 1964년 '벙어리 삼용', 1966년 '쌀', 1990년 '마유미'까지 총 4편을 출품하며 한국영화 중 최다출품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한국영화는 1962년부터 1994년까지 33년간은 총 12번의 도전을 거쳤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을 제외하고 매년 외국어영화상에 출품하며 오스카의 문을 두드렸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은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루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 후보지명에는 실패했다. 

2002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도전했다. 이창동 감독은 이후 2007년 '밀양', 2019년 '버닝'까지 총 세차례 후보에 도전했고, 결국 '버닝'으로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에서 1차후보인 쇼트리스트로 선정됐다. 최종후보에 지목되지는 못했지만, 이 역시 최초로 후보지명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성과다. 이외 이두용, 김기덕, 이주익, 김태균, 장훈 감독이 각 2회씩 출품기록을 남겼다.

국제영화상은 국가당 한 편의 작품을 출품할 수 있으며, 해당 작품은 각 국가의 영화 위원회에서 선정한다. 한국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작 선정을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신청 접수를 한 후 심사위원회의 평가를 통해 결정된다. 이후 영문 자막이 있는 버전으로 아카데미에 전송되고, 국제영화상 심사위원회 구성원들이 작품을 관람 후 투표한다. 1차 후보로 총 9편의 작품이 선정되고, 다시 한 번 투표를 통해 최종 5편의 후보작이 선정되는 과정을 거친다.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부문 외에 한국영화사에는 세차례 후보에 오른 기록이 있다. 1989년 최명혜(크리스틴 초이) 감독이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로 장편 다큐멘터리상, 2005년 박세종 감독의 '버스데이 보이'와 2013년 이민규 감독의 '아담과 개'가 단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랐다. 또한 이번 제92회 시상식에서도 봉준호 감독 '기생충' 외에 세월호 사건을 다룬 이승준, 감병석 감독의 '부재의 기억'이 단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다.

사진=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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