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키에 화려한 메이크업, 사자머리를 한 이미경(62) CJ그룹 부회장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소감을 유창한 영어연설로 진행해 화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생충’의 투자배급사인 CJ 이미경 부회장은 책임프로듀서(CP) 자격으로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이어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옆자리를 지켰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이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을 받는 순간 배우 송강호 옆에서 누구보다도 환호하며 수상의 기쁨을 함께했다. 마침내 작품상을 거머쥐자 봉준호 감독,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영어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 신화의 숨은 주역인 이미경 부회장은 1995년 영화사업에 처음 뛰어든 이후 남동생인 이재현 회장과 더불어 꾸준히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발굴하며 식품기업이었던 CJ를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큰손’으로 성장시켰다. 이 부회장과 봉준호 감독의 인연은 10년 전 ‘마더’로 올라간다.

‘살인의 추억’(2003)과 ‘괴물’(2006)로 빅히트를 친 봉 감독은 CJ와 함께한 첫 영화 ‘마더’로는 300만 관객을 밑돌았다. 그러나 이미경 부회장은 대한민국의 모성신화가 어떻게 괴물 같은 ‘마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려낸 감독의 시선에 감탄해 이때부터 봉준호 서포터를 자처하고 나섰다. 당시 ‘마더’가 프랑스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자 직접 칸까지 날아가 세계 엔터테인먼트 인맥을 활용한 홍보 활동을 펼쳤다. 격식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늘 새로운 것을 개척하기 위해 움직이는 감성적 경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탁월한 콘텐츠 기획자, 한류 전도사, 엔터테인먼트 업계 ‘대모’로 불리는 이미경 부회장은 박근혜 정권 당시 정부의 압력에 의해 CJ 엔터테인먼트 부회장에서 물러난 뒤 한동안 경영 일선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음에도 2018년 5월 세계은행 '여성기업가기금 리더십 그룹' 챔피언 16인에 한국인 중 유일하게 포함될 만큼 여전한 브랜드 파워를 과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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