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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디스토피아에서 발견한 사랑의 멋 '호스틸'

멋진 영화의 조건은 무엇일까. 영화 ‘호스틸’(감독 메튜 터리)은 멋진 영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좁은 공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위의 적, 한정된 총알, 그리고 주인공 줄리엣(브리터니 애쉬워스)의 회상까지 영화 곳곳의 모든 요소가 한 데 어우러져 큰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 ‘호스틸’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식인괴물들이 등장하며 더 이상 인간이 살아갈 수 없게 돼버린 세계를 그린다. 영화는 그 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는 여인 줄리엣의 사연을 그린다. 평소처럼 무리의 식량을 찾다 복귀하던 그는 자동차 전복 사고를 당하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비좁은 자동차 안에서 생존 사투를 이어간다.

영화의 오프닝 신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연인의 빛바랜 사진을 비춘다. 보는 이들의 행복감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윽고 저 멀리서 묵직한 한 발의 총성이 화면을 뒤덮는다. 마치 이 한 발의 총성으로 모든 행복이 깨져버리는 듯한 인상을 심는다.

‘호스틸’은 이어지는 영화에서 두 가지 시점을 제시한다. 하나는 차 안에 갇혀 식인 괴물과 맞서 싸우는 줄리엣의 현재, 그리고 세상이 멸망하기 전 줄리엣이 남자친구 잭(그레고리 피투시)과 행복했던 과거를 번갈아 보여준다. 관객이 초반부에 품게 된 ‘사진 속 연인’에 대한 궁금증을 중심으로 모든 사연을 풀어낸다.

 


두 시점을 달리는 서사는 적확히 다른 느낌을 준다. 현재의 줄리엣은 죽어가는 남자에게조차 시니컬한 모습을 보이는 여전사의 인상이지만, 과거의 줄리엣은 마약중독자였지만 남자친구에 의해 새 삶을 살게 된 명랑한 로맨스 무비의 여주인공 같은 모습이다. 화면 연출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건 두말하면 입 아프다.

그러나 이 투 톤의 이야기들은 장르적으로 각각 부족한 지점을 아주 훌륭히 보완해주며 영화의 재미를 키운다.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장르이지만, 꽤나 멋스럽게 두 이야기를 어루만진다.

현재의 줄리엣은 차 밖의 괴물 한 마리에 의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는 과거 마약에 다시 빠지게 될까 두려워 스스로를 골방 속으로 밀어 넣었던 모습과 겹쳐진다. 회상신에서 남자친구 잭이 그녀를 마약중독의 구렁텅이에서 구해줄 땐 현실에서도 위기를 벗어나고, 또 회상 장면에서 잭이 “포기하지 말라”고 힘을 줄 때엔 자동차 속 줄리엣도 다시금 힘을 내는 식의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이처럼 ‘호스틸’은 과거-현재의 교차편집을 통해 화면 속 디스토피아의 모습이 관객들의 극장 밖 현실과 유사함을 은근히 드러낸다. 결국 관객들은 과거 줄리엣의 현실적 고민들에 감정적으로 공감하게 되는데, 이는 현재 자동차 속 줄리엣의 ‘비현실적 상황’을 더 자연스럽게 여기게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물론 ‘호스틸’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화끈한 액션 서바이벌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다만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고뇌하는 줄리엣의 사연에 집중할 수 있는 관객이라면, 또 사랑이란 감정이 전하는 힘을 믿는 이들이라면 이 작품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러닝타임 1시간23분. 15세 관람가. 

 

신동혁 기자  ziziyazizi@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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