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얄미운 악녀 캐릭터가 근래에 있었을까? KBS 2TV ‘하나뿐인 내편’에서 장다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윤진이를 만났다. 많은 사랑을 받은만큼 드라마에 몰입한 시청자들에게 궂은 소리도 많이 들었던 여섯달. 윤진이는 “저도 다야의 악행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었어요”라고 털어놨다.

“집에서는 소녀같은 딸이 되려고 노력해요. 엄마랑 같이 음식하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항상 엄마 옆에 있어주는 딸, 친구같은 딸이 되려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요. 엄마가 ‘하나뿐인 내편’에 출연하게 된 걸 좋아하셨어요. 좋은 작품이라 엄마가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걱정도 많이 하셨고요”

집에서는 금쪽같은 딸 윤진이지만 캐릭터 특성상 악플에도 많이 시달렸다. 개인공간인 SNS에 까지 찾아가 장다야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때문에 드라마 방영중 힘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었다.

“저도 처음에 이런 악행들을 저지를 때 이해하지 못하는 면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다야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건 아버지가 살해 당했다는 아픔이 있는 인물이잖아요. 강수일(최수종)이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라는 걸 알았을때 다야가 폭발하는 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봐요. 김도란(유이)한테 나쁘게 굴었던 건 질투의 화신이라서 그런 거 같아요. 그런 점을 시청자들이 보셨을때 공감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기는 해요. 그래도 밖에 나가면 많이들 ‘나는 다야가 귀엽던데’라고 해주셨어요. 물론 ‘너같은 며느리 있으면 큰일날 거 같아’ 하는 분들도 계셨고요(웃음)”

마지막에 극적으로 다야와 도란이의 화해가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장장 6개월을 극중에서 원수처럼 지냈다. 연기하는 윤진이의 마음도 지옥같았다고.

“언제 빨리 친해지나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연기를 하면서도 유이 언니한테 미안하다고 했어요. 저는 정말 도란이의 손을 잡고 싶은데 대본이 그러지 않으니까 미안했어요. 하지만 다야가 어중간한 역할이라면 집중받지 못했을 거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댓글을 많이 안 보려고 했어요. 많이 흔들리더라고요. 감독님이 옆에서 많이 코칭을 해주셨어요. 댓글 보지말고 대본에 집중해서 가야 드라마가 산다고요. 마지막에라도 화해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하지만 윤진이를 세상에서 누구보다 걱정할 엄마 입장에서는 드라마 속 다야의 악행들을 마음 졸이면서 봐야했다. ‘드라마’지만 그 안에서 연기하는 윤진이를 사람들이 오해할까봐 걱정이 뒤따랐던 것.

“엄마는 다야를 얄밉다고 했어요. 그치만 연기니까, 우리딸은 그렇지 않은데 다야는 그렇다라고 생각하셨어요. 엄마는 ‘연기를 좀만 덜해라, 그래야 욕을 좀 덜 먹는다’ 그런 걱정을 하셨어요. 엄마들 마음은 다 똑같잖아요. 그래도 저는 대본에 충실했어요”

시청률은 50% 고지를 향해 달려갈 정도로 치솟았지만 그만큼 전개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다. 특히 마지막회에 들어서는 이야기를 마무리 하려다보니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화해의 과정들이 그려지기도 했다.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재미가 있었어요. 대본을 읽으면 다음 화가 궁금해졌어요. 자극적인 부분도 있지만 그래야 다음 회차도 궁금해지고 하잖아요. 거기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은 없는 거 같아요. 아쉬움이 있다면 ‘하나뿐인 내편’ 2를 하고 싶을 정도로 연장에 대한 마음이 있어요. 선생님들, 그리고 동료 배우들과 헤어진다는게 너무 아쉬웠죠”

남편 왕이륙(정은우)과의 스토리는 초반과 달리 뒤로 갈수록 강수일과 김도란 부녀의 이야기가 강조되며 많이 퇴색됐다. 마지막에는 왕이륙이 바람을 피다 걸리고, 이에 응징하는 장다야의 모습이 그려졌다.

“다야가 악행을 많이 저지르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랬나봐요. 시어머니랑 모략을 짜고, 질투와 욕심 때문에 다야가 바빠서 그런 거 아닐까요? 그 부분들의 이야기가 나와야 하니까 이륙오빠랑 많이 마주치지 못했던 거 같아요. 그래도 둘의 케미가 있었어요. 엔딩에서는 또 작가님이 저희 둘의 케미를 써주셔서 감사해요”

주구장창 남을 괴롭히고 질투하던 장다야가 머리채를 잡히는 것도 바로 왕이륙 때문이었다. 왕이륙의 가게 아르바이트생이자 바람을 피우는 상대인 수정(이주빈)은 장다야에게 적한하장으로 달려들며 머리채를 잡았다. 억울하지는 않았냐는 말에 윤진이는 “좀 당해야 될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밝혔다.

“싸우는 신에서 저는 좋았어요. 다야가 너무 악행을 저질렀으니까 당해야될 때가 왔잖아요. 이주빈씨가 열심히 해주셔서 시청자들도 통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인 거 같아요. 맞으면서도 이게 잘 나가겠구나 싶었어요. 시청자 분들의 분노가 이제 좀 풀리겠구나 싶었죠. 촬영하면서 ‘쭈구리 다야가 됐다’고 생각하면서 많이 웃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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