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휠’ ‘지상의 여왕’ ‘골든 엑시트’ 등에 이어 알렉스 로즈 페리 감독이 다시 한번 한국을 다시 찾았다. ‘리슨 업 필립’ 연출-각본,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각본을 쓰며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그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뉴트로 전주’에 초청된 ‘그녀의 내음’으로 록 스피릿보다 강렬한 인상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그녀의 내음’은 여성 삼인조 밴드 ‘썸씽 쉬’의 멤버로 활동하며 한때는 객석을 가득 채우던 자기 파괴적인 펑크 록 스타 베키(엘리자베스 모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가 성공을 맛본 후 타락하는 과정과 다시 재기하는 모습을 통해 영화는 복잡한 예술 세계의 명과 암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이 영화는 엘리자베스 모스가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시리즈 ‘핸드메이즈 테일’을 통해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최근 ‘어스’에서도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관객들에게 심어줬다. 이번에는 록 스피릿으로 무장한 여성 로커로 분해 미친 듯이 날뛰는 캐릭터 베키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엘리자베스 모스뿐만 아니라 아기네스 딘, 게일 랜킨, 앰버 허드, 카라 델레바인, 애슐리 벤슨, 버지니아 허드슨 등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완벽한 케미가 영화에 힘을 더한다. 실제 록 밴드의 멤버들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100% 로커가 된 이들의 연기를 보고있으면 자연스럽게 넋을 놓게 된다.

영화는 ‘썸씽 쉬’가 성공하는 순간을 과거 회상장면으로 담아낸 다음 현재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성공과 마약에 찌든 베키는 멤버들과 주변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자신마저 망가져 간다. 그의 모습에서 스타가 된 연예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인생의 희로애락이 언제든지 다가온다는 걸 말해준다.

특히 파트마다 한 공간에서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뤄 그 안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는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진행된다. 빠른 화면 전환과 신경쓰이게 만드는 불편한 사운드가 계속 등장해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높이게 한다.

‘그녀의 내음’은 베키 이외의 인물들에게도 포커스를 맞춘다. 멤버들의 변화하는 감정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다. 가족과 친구, 주변 사람들로 인해 한 인간이 얼마만큼 망가지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여배우들의 가공할만한 연기력이 무의식적으로 박수를 보내게 한다. 러닝타임 2시간 15분, 15세 관람가, 개봉 미정.

# ‘그녀의 내음’ 상영 일정이 궁금하다면?

5월 8일 오전 11시 메가박스 전주(객사) 8관(GV)
5월 11일 오전 11시 메가박스 전주(객사) 7관 

사진=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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