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사이에도 신작 드라마 3~4편이 쏟아지는 요즘. 작품수가 많은 만큼, 시청자들은 분산되고 그 때문에 만족스러운 시청률과 화제성을 나타내기란 하늘의 별 따리에 가깝다. 김동욱은 지난해 OCN 오리지널 ‘손 the guest’에 이어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까지 성공시키며 시청률 보증수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히 시청률 지표로만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다. ‘손 the guest’는 전에 없던 새로운 장르를 구축했고,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우리 사회의 ‘갑질’이라는 병폐를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김동욱이라는 배우 개인에게는 이번 드라마가 원톱 주연의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큰 사고 없이 잘 끝나서 좋아요. 처음 시작할 때보다 시청률이 계속 올라가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조장풍’은 제가 원톱주연으로 찍은 첫 드라마잖아요. 시작이 반이라고, 첫 단추를 잘 끼운 거 같아서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해요. 단순히 비중이 많아졌다는 걸 떠나서 연기적으로나 체력적으로 굉장히 많은 부담이 됐던 작품인데 무사히 잘 마쳐서 스스로 큰 공부가 된 작품이예요”
김동욱은 자신이 머리에 그린 조장풍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10kg를 찌웠다. 워낙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고 말하지만, 단기간에 체중을 늘리는 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였다.
“어느 정도까지는 잘 찌는데, 그 이상으로 늘리기가 힘들더라고요. 단기간에 찌워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건강상 문제 때문에 다시 감량할 생각이에요. 급하게 막 찌운 게 있어서 이제부터 조금씩 운동하면서 조절을 하려고요. 무게감도 좀 있고, 단단한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찌운 건데 댓글에 걱정해주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은 처음에 들어갈 때 주변에서도 우려는 했었어요”
영화, 드라마 나뉠 것 없이 멀티캐스팅이 많아진 탓도 있지만 김동욱의 첫 원톱 작품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그간 여러 작품이 들어왔지만 고사하거나 스케줄상 불발됐다는 김동욱에게 왜 ‘조장풍’을 선택했는지 물었다.
“이 작품이 더 끌려서 아닐까요? 이전에 제안해주신 작품들이 별로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단지 저한테 좀 더 해내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는 작품이었던 거 같아요. 기존의 드라마에서 보여드렸던 액션이랑은 또 다른, 전문적인 스킬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부분도 있었잖아요. 연기적으로도 드라마와 코믹, 판타지 여러가지 장르를 넘나드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캐릭터기도 했고요.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작품이죠. 대본이 아주 재미밌기도 했고요”
드라마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김동욱은 ‘특별근로감독관’. 즉 공무원을 연기했다. 정적이고 모범적인 이미지의 공무원과는 동떨어진 조장풍이었지만 그에게 ‘공모원'이라는 직업을 체험해 본 소감을 물었다.
“정말 힘든 직업인 거 같아요. 그만큼 책임감과 의무감도 크고, 고충이 많은 거 같아요. 자료를 받아서 보기도 하고 인터뷰를 찾아보기도 했어요. ‘조장풍’을 찍으면서 부조리를 겪고 있고, 또 그런 현실에 살고 계신 분들한테 제가 ‘공감한다’라고 말하는 건 주제넘은 소리인 거 같아요. 그래도 이런 환경이 있구나를 새삼 알게 된 거 같아요. 작가님과 감독님이 그리고자 하는 방향으로 그려나가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조장풍’에 공감하시는 분들도, 그리고 내가 겪은 것과 다르네하는 분들도 계셨을 거예요. 이런 사건들이 이렇게 해결되면 참 좋겠다는 일종의 바람과 판타지를 그린 드라마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케미요정이라도 불려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김동욱은 매 작품마다 출연진들과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손 the guest’에서 주연의 무게를 나눠진 정은채와 김재욱이 있었다면, ‘조장풍’에서는 조진갑의 행보를 함께 맞춰주는 갑을기획 식구들이 존재했다.
“연기도 너무 잘하는 친구지만 사적으로도 많이 가까워졌어요. 현장에서 갈수록 편해지더라고요. 서로가 같이 만들어나가고, 공유하고 이러면서 함께 나오는 신들이 차지게 만들어진 거 같아요. 이원종 선배님이요? 이번엔 안 죽고 끝까지 같이 갔죠. 죽으면 안되는 역할 아니었을까요?(웃음) 어떻게 작품을 준비하고 작업하는지 익숙해지다 보니까 즉흥적으로 뭐가 나와도 얼마든지 맞춰서 할 수 있는 편안함과 믿음이 있는 거 같아요. 안 죽고 마지막까지 같이 갈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아요”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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