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주 방송이 나가고 ‘시작할 때보다 훨씬 좋은 성적으로 끝나겠다’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텍스트로 읽었던 게 장면으로 잘 구현된 것도 있었고, 어떤 건 텍스트보다 굉장히 창의적으로 잘 나온 신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재미있게 나오겠구나 싶었죠. 현장에서 (시청률이) 잘나오면 잘 나오는대로 좋아하고, 조금 떨어지면 슬퍼하지 말자고 서로 위로하고 그렇게 지냈어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시청률 역주행을 이루어 내며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평일 10시대 드라마들에 각 방송사들이 무게를 싣다보니 ‘잘 되는 장르’ 일색인 반면, ‘조장풍’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자체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방송을 보며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온라인상에서 대화를 나누는 ‘실톡’을 봤냐는 말에 김동욱은 “못 보겠더라고요”라고 밝혔다.
“보려고 노력했는데 계속 (대화가) 올라가니까 드라마를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서 드라마 보느라고 포기했어요. 기사 댓글요? 좋은 이야기 나오면 기분 좋고, 안 좋은 이야기 나오면 씁쓸하죠. 기분 좋은 댓글들이 많았어요. 어떤 하나를 특정하기 보다 좋은 이야기는 다 좋아요”
그리고 이 중에서도 김동욱이 가장 좋았던 건 배우들과의 케미에 대한 칭찬이었다고. 조진갑이 독보적인 원톱 주연이라고는 하나 천덕구(김경남)나 하지만(이원종) 등 조력자들의 도움 없이는 결코 못해낼 일 투성이였다.
“배우들하고 케미가 좋다, 재미있다 이런 말 들을 때가 제일 좋아요. 증량에 대한 지적이요? 관리 안하냐고 지적하시면 ‘일부러 찌운 건데 모르시는구나’ 싶기도 하죠. 관리를 좀 할게요(웃음)”
일반 직장인과는 다른 패턴의 삶을 살고 있지만 김동욱이 특별히 공감하거나 감정적으로 동요한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또 조진갑이라면 어떤 선택을할까.
“많았어요. 정말 보다보면 얄밉고 화나는 장면 많잖아요. 최서라(송옥숙)가 나올 때도 그렇고, 초반에 김선우(김민규)가 해고당할때도 그랬어요. 보고 있으면 상식적으로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하는 것도 많았죠. 사실 조진갑처럼 그런 상황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일 일은 별로 없잖아요. 생각하는 것과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렇게 비겁한 선택을 할 거 같지는 않아요. 창피하고 싶지는 않은 거 같아요. 조진갑처럼 그렇게까지 끌어오는 정의감과 책임감은…그러고 싶은 바람은 있지만 쉽지 않죠”
이번 작품에서 액션신의 90%를 직접 소화했다는 김동욱. 만화적인 표현이 많다보니 액션도 그만큼 과했고, 체력적인 소모도 심했다. 이렇게 전에 없던 캐릭터를 연기하기 전 김동욱은 조진갑에 대해 여러가지 고민을 했다고.
“대본상으로 봤을 때 조진갑이 강렬하고, 만화적이었어요. 이걸 어떻게 톤을 잡을 것인가 논의를 최대한 많이 했죠. 감독님이 저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주셨어요. 진갑이의 모습이 굉장히 현실적이고 리얼하게 그려졌으면 좋겠다고 했었거든요.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판타지적인 요소나 만화적인 요소가 등장하는데 이걸 굳이 조진갑을 어필하려고 노력하다보면 너무 부담스럽고 과해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무엇보다 우리가 하는 이야기가 아주 현실적인 소재들을이 잖아요. 괴리감이 커지면 시청자들이 조진갑, 그리고 ‘을’들의 고민을 진정성있게 느끼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종방연이 끝나고 “멀쩡하게 두발로 귀가” 했다는 김동욱. 이제 막 드라마를 끝냈지만 잠시 휴식을 가진 뒤 또 차기작을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동욱은 영화 ‘신과함께’, ‘어쩌다, 결혼’ 그리고 우정출연한 ‘탐정: 리턴즈’. 드라마는 ’손 the guest’,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연이어 소화하며 지난 2~3년을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왔다.
“이제 뭐하나 고민들이 들어요. 힘든 작품이 또 들어왔네? 하다가도 하고 싶어지면 하는 거죠. 올해도 쉬지 않고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조장풍’을 만나면서 상반기가 지나갔어요. 하반기에 또 작품을 선택하면 좋을 거 같아요. 매작품 끝나면 스쿠버 가야지 하는데 저번 작품 끝나고는 못했거든요. 이번에는 꼭 갈 생각이에요. 스쿠버를 못하면 작품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꼭 갈거에요”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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