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사자’는 마냥 진지함으로 가득한 영화가 아니다. ‘청년경찰’을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김주환 감독의 유머코드가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는 박서준과 안성기의 연기로 전해져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제가 맡은 용후와 안신부(안성기)가 대화를 하면서 유머를 던질 때 솔직히 입이 근질근질했어요. 하지만 그 장면에서 제 담당은 리액션이라고 생각했죠. 안성기 선배님이 충분히 웃음을 전해주시는데 저까지 끼어들면 영화가 산으로 갈 것 같았어요.”

“그 장면에서 용후가 어릴 적 떠나보낸 아버지의 모습을 안신부에게서 발견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는 제 아버지한테 무뚝뚝한 편이거든요. 지금은 많이 노력해서 좀 달라졌다고 생각해요.(웃음) 아버지와 이야기할 때 술의 힘을 빌리는데 어렸을 때보다 한 마디 더 해보려고 노력해요. 이런 역할을 맡으면 아버지에 대한 애착이 더 생겨요. 제가 3형제 중 맏형인데 부모님 모두 고생하셨고 저도 30대가 되니 모든 걸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항상 죄송하죠. 이 영화를 찍으면서 부모님이 건강하게 잘 지내신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사자’는 오컬트 장르로서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다. 최근 드라마, 영화에서 오컬트 장르가 여러 편 등장하고 있고 이를 대중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 ‘사자’ 역시 이질감 없는 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박서준 역시 종교가 없지만 ‘사자’의 이야기를 영화로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용후가 악령 때문에 가위에 눌리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 촬영할 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저 혼자 연기해야돼 힘들었어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가위에 많이 눌렸어요. 지금도 피곤할 때마다 한번씩 겪어요. 그럴 때 제 모습을 직접 본 적 없지만 어떤 느낌인지 경험했으니 연기하면서 그 느낌을 살리려고 했죠. 생각한 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연기해야겠다고 시도해보니 정말 어렵더라고요.”

“저는 종교가 없어요. 고등학교 때 윤리선생님이 ‘모든 종교는 다 경험해봐야 한다’고 하셨죠. 그 말씀을 아직도 기억해요.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보다는 여러 경험을 하면서 저만의 가치관을 찾으라는 말씀이셨죠. 이번에 영화를 찍으면서도 신앙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마음이 열려있어서 받아들이는 데 어렵지 않았어요.”

박서준에게 ‘사자’는 특별한 작품이다. 본인의 연기 변신을 시도하게 해준 영화이며 ‘구마 유니버스’를 꿈꾸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서준은 영화가 잘 돼도 본인이 잘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손사래쳤다. 영화에 함께 참여한 모든 사람들, 이들이 있어 자신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앞으로 나올지 모르는 ‘사자’의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만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만약 ‘사자’가 흥행한다면 부마자를 연기했던 배우들의 몫이 컸다고 생각해요. 부마자 연기한 이승희씨는 살을 어마어마하게 뺐어요. 비보잉하는 친구인데 이번 역할을 위해 투자한 시간의 결과를 고스란히 영화에 담아냈죠. 박지현씨도 부마자 역할을 소름돋게 해냈어요. (정)지훈이는 연기로 제가 뭐라할 수준이 아니었죠. 영화가 잘 돼야하는 이유도 이 배우들이 더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에요. 이들이 앞으로 잘 될 충분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최)우식씨랑 친분이 있는데 서로 ‘기생충’과 ‘사자’에 특별출연하게 돼 저도 깜짝 놀랐어요. 저희 둘이 같이 출연하는 작품이 들어온 적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신기했어요. 속편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최)우식씨가 이번에 특별출연해서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지만요. 감독님도 ‘구마 유니버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셨어요. 제 생각엔 감독님이 이미 다 유니버스를 계획하셨을 거예요.”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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