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놀림 하나하나가 아! 저 사람은 몸으로 자기의 감정을 지금 표현하고 있구나. 그분의 액션에는 감정이 있어요.”(이병헌) “진짜 본능적인 그 원초적인 힘이 있으신 것 같아요. 날 것 같으면서도 에너지가 있고 우아해 보이기까지 하는 액션이에요.”(유해진)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이는 바로 우리나라 무술감독 1세대 정두홍. 1일 밤 방송되는 SBS 스페셜은 정두홍을 집중 조명한다. 올해 데뷔 30년 ‘정두홍의 역사가 곧 한국 액션 영화의 역사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액션 영화와 그는 떼어놓을 수 없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무사' '놈놈놈' '베테랑' 등 지난 30년 간 200여 편의 영화에 무술감독, 연출, 대역으로 참여하며 한국 액션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한 단계 올려놓았다. 이제는 모든 감독과 배우들이 그를 ‘국가대표 무술감독’으로 인정한다.
■ 국가대표 무술감독이 현장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
어린 시절 액션 영화를 보며 액션 배우의 꿈을 갖게 된 정두홍. 태권도를 전공하던 그에게 운명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선배의 소개로 1989년 ‘포졸 형래와 벌레 삼총사’라는 영화에 벌레 역으로 출연할 수 있게 됐으나 한 번도 액션을 배워보지 않았던 그는 촬영 첫날 바로 현장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때부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액션의 기술을 배우고 스턴트가 있는 현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던지고 구르고 떨어지고 인대가 끊어지고 쇄골이 부서지는 일도 다반사였다. 지금 정두홍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건 몸이 부서지는 아픔과 고통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던 끈기와 노력 덕분이 아닐까.
■ 액션에 대한 열정으로 액션스쿨을 만들다!
연습할 곳이 없어 운동장에서 액션훈련을 하다 다리가 부러진 후배를 보고 20년 전 그가 만들게 됐다는 액션스쿨. 한국 액션을 세계에 알리겠단 다부진 마음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액션의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교육, 훈련하고 있다.
게다가 이곳이 더 특별한 건 교육생 전부 100% 무료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지난 20년간 300~400명의 액션 배우와 무술감독들이 탄생할 수 있었고, 이제는 그들이 정두홍의 뒤를 이어 한국 액션 영화계를 책임지고 있다. 처음 액션스쿨을 만들었지만 한 번도 그것이 내 것이라 생각해본 적 없다는 정두홍. 그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앞으로도 이 액션스쿨은 꼭 무료로 운영돼야 한다고 고집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 두 아들은 나의 힘, 아버지의 이름으로!
위험한 액션 현장에서 지난 30년 그가 무사할 수 있었던 건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줬기 때문이라는 정두홍 감독. 한때 아버지를 미워했던 적도 있지만 자신이 아버지가 되고 보니 이제는 그 누구보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촬영현장에선 무섭고 혹독하기로 유명한 호랑이 감독이지만 두 아들 앞에선 세상 순한 양으로 변하고 마는 아들 바보 정두홍의 또 다른 면모가 공개된다. 아들들과 함께 할 때가 자신의 진짜 모습과 가깝다고 말하는 정 감독.
■ 나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두홍 감독이 처음 영화 일을 시작한 시절 스턴트맨은 그저 맨날 ‘으악’하고 쓰러진다고 ‘으악새’로 불렸다고 한다. 배고파서 밥 한 그릇 더 시켰다가 밥 값 많이 나온다고 그만 먹으라고 구박도 많이 받았다. 스턴트맨을 향한 편견과 차별에 상처도 많이 받고 설움도 많이 받았다는 정두홍.
그래서 그 판을 깨고 싶었고 확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최고가 돼야만 했다. 단순히 스턴트맨을 관리하고 액션의 합만 짜주던 존재에서 이제는 액션의 구상부터 촬영, 편집까지 관여하는 진짜 ‘무술감독’이란 이름을 얻기까지의 이야기를 1일 밤 방송되는 SBS 스페셜을 통해 밝힌다.
사진=SBS 스페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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