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라마가 흥하려면 주연만큼이나 조연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구멍 없는’ 배우 캐스팅이 드라마의 성패를 가를 정도. 그래서일까. 연극이나 뮤지컬, 독립영화 등에서 자신의 연기력을 갈고닦아온 배우들이 드라마를 통해 그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미 오랜 시간 답습되어 온 드라마 속 캐릭터마저 완전히 새것으로 탈바꿈시키며 시청자를 사로잡은 배우 3인방을 살펴봤다.

 

★ ‘미스터 션샤인’ 김남희
 

(사진=tvN '미스터션샤인')

김남희는 모리 타카시로 분하며 ‘미스터 션샤인’의 후반부를 이끌어갈 히든카드에 등극했다. 조선으로 발령 난 유진(이병헌 분)에게 “내가 한성으로 가면 안 반가울 텐데”라는 대사를 남겼던 그가 후반부에 폭풍을 몰고 나타난 것. 모리 타카시는 일왕 다음으로 유명한 화족 집안의 장남으로 조선 식민지화에 앞장서는 인물이다.

비상한 머리를 가진 그는 “조선의 정신을 말살해야 한다”라며 체계적으로 조선을 제국주의 사상에 물들일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조선의 정신적 지주’인 고사홍(이호재 분)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고애신(김태리 분)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김남희는 미국에서부터 언젠가 ‘나의 식민지’ 조선에 가기 위해 조선말을 익혀온 모리 타카시를 섬세하게 연기한다. 조선말이 어색한 일본인의 어눌한 억양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것은 물론이고, 제국주의에 도취한 모리 타카시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 ‘친애하는 판사님께’ 윤나무
 

(사진=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친애하는 판사님께’의 안하무인 재벌 3세 이호성을 연기하고 있는 윤나무는 등장만으로 시청자를 답답하게 만드는 악역 캐릭터다. 이호성은 막강한 재력을 믿고 모든 이들의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전형적인 드라마 속 재벌이다. 그럼에도 윤나무의 연기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살벌한 표정 때문.

전작 ‘의문의 일승’에서도 사이코패스 기질이 다분한 살인범으로 출연해 ‘이런 캐릭터만 연기하나’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극중에서 강동주(유연석 분)와 윤서정(서현진 분)의 든든한 동료로 활약했다. TV매체에서는 신인이지만 이미 다수의 연극과 뮤지컬을 통해 이름이 알려진 믿보배 중 한 명. 이제 극의 중반부를 넘어선 ‘친애하는 판사님께’에서 주인공 한수호(윤시윤 분)와 악연으로 엮인 이호성이 어떤 변수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 ‘아는 와이프’ 장승조
 

(사진=tvN '아는 와이프')

장승조는 이미 올해 초 종영된 ‘돈꽃’에서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돈꽃’의 장승조는 정말란(이미숙 분)의 욕망 앞에 철저하게 붕괴 되어가는 장부천을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았었다. 그런 그가 불과 반년 만에 180도 다른 캐릭터오 또 한번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아는 와이프’에서 장승조는 눈치 없고 수다스러운 윤종후 역을 맡았다. 차주혁(지성 분)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우진(한지민 분)과 러브라인을 그리며 질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특유의 익살스러움으로 미워 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매력만점 캐릭터에 등극했다. 때문에 ‘아는 와이프’ 시청자들 사이에서 윤종후의 팬덤은 이미 두터운 상태. 방송 직후에는 어김없이 장승조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등 그 인기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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