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후드’하면 케빈 코스트너, 러셀 크로우가 먼저 떠오른다. ‘후드’의 태런 에저튼은 두 배우처럼 기억에 남는 로빈 후드가 될 수 있을까? 뚜껑을 열어보니 화려한 포장 속에 내용물이 눈길을 붙든다.
‘후드’는 영국 노팅엄 귀족 로빈(태런 에저튼)이 십자군 전쟁을 빌미로 주민들의 돈을 긁어모으는 부패한 권력자들에 맞선다는 이야기다. 여느 로빈 후드 이야기와 다르지 않지만 그 세계관을 십자군 전쟁 등 크게 잡으려는 의도가 새롭게 느껴진다. 중세 영국과 아라비아를 오가며 펼쳐지는 활 액션 속에 의상은 물론 스케일의 크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Once Upon a Time...(옛날 옛적에)’로 운을 떼며 대서사시가 펼쳐질 것처럼 관객의 시선을 모으게 한다. 로빈 후드의 탄생을 이야기하는 내레이션은 중세시대 영웅의 위엄을 표현하기도 했다. 인트로를 지나 스토리는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는 로빈 후드가 아닌 다른 로빈 후드의 세상으로 초대한다.
귀족이 귀족을 상대한다. ‘후드’는 이른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현대판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심과 이기심으로 가득찬 현실에서 로빈 후드는 약자의 편에 선 강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큰 교훈을 안긴다. 살육을 거부하고 주민들과 힘을 합쳐 부패의 무리를 이겨내는 장면은 이 영화가 단순히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활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점은 ‘후드’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였다. 활의 강력함이 빠른 편집과 사운드로 표현됐다. 눈이 즐거울 정도였다. 상대가 활에 맞고 쓰러지는 쾌감은 컸다. 한 발 한 발발 쏘는 정형화된 액션에서 벗어나 여러 발을 쏘아대는 액션이 새롭게 느껴진다.
태런 에저튼은 ‘킹스맨’ 시리즈 에그시의 이미지를 이어간다. 로맨스는 물론 로빈을 도와주는 조력자까지 ‘킹스맨’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마치 ‘킹스맨’ 중세시대 버전 같은 느낌이다. 다만 액션부터 로맨스까지 여전한 태런 에저튼의 모습을 보여줘 자기만의 색깔이 확고한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무엇보다 노팅엄 주 장관 역을 맡은 벤 멘델슨의 연기가 압권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악역을 깔끔하게 소화하더니 이번에도 대사 톤의 강약조절, 표정 하나하나 섬세하게 악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의 다음 영화 ‘캡틴 마블’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군데군데 옥의 티가 보이기도 한다. 로빈이 사람들 몰래 마차에 숨을 때 병사들이 뻔히 지켜보고 있는데도 모른 채 넘어갔다. 주 장관 병사들과 주민들의 대결에서 한 주민이 기름을 뿌리는 장면에 바로 뒤에 병사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 옥의 티는 어느 영화에나 있지만 ‘후드’의 강력한 액션 속에 조금이나마 아쉬움으로 자리잡는다.
‘후드’는 활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답게 활 시위를 강하게 당기며 관객들을 향해 조준한다. 태런 에저튼이 쏘는 활의 쾌감은 충분히 느껴진다. 러닝타임 1시간 56분, 12세 관람가, 11월 28일 개봉.
사진=‘후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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