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청불영화 ‘범죄도시’로 688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강윤성 감독이 신작 ‘롱 리브 더 킹:목포영웅’(이하 ‘롱 리브 더 킹’)으로 돌아왔다. 강윤성 감독은 윤계상, 마동석의 ‘인생연기’를 끌어낸 데 이어 배우 김래원이 가진 극강의 매력을 스크린에 펼쳐 보인다.

‘롱 리브 더 킹’은 장단점이 명확한 영화다. 동명의 만화 원작 속 방대한 서사를 118분에 압축해내다 보니 다소 산만한 전개가 이어진다. 조폭, 정치, 로맨스, 코믹 요소가 혼합된 가운데 빠르게 전개가 진행되며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드러난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캐릭터와 대사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영화다. 독보적인 원톱 김래원은 ‘해바라기’ 이후 최고의 인생캐라는 호평을 들을 정도로 극중 ‘장세출’에 완벽하게 녹아 들었다. 장세출은 목포 최대 조직의 보스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 강소현(원진아)를 통해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는 인물. 주먹계의 상남자에서 한 순간에 새 인생을 결심하게 되는 로맨티스트까지. 그야말로 냉온탕을 오가는 캐릭터를 유려하게 그려낸 셈.

원진아, 진선규, 최귀화, 최무성, 최재환, 차엽 등 믿보배 군단이 만들어내는 흡인력 있는 캐릭터들은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출세작인 ‘범죄도시’ 이후 두 번째로 강윤성 감독과 호흡을 맞춘 진선규는 특유의 살기 느껴지는 눈빛연기로 김래원과 팽팽한 대립각을 이룬다.

강윤석 감독 특유의 개그코드 역시 관전포인트 중 하나. 밀당을 아는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강윤석 감독의 연출을 만나 시종일관 관객들을 웃게 만든다. 휴먼을 바탕으로 코믹을 더해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김래원과 원진아의 로맨스 전개는 순정 만화같은 설정으로 ‘오그라드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이마저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초반 강소현에게 뺨을 맞고 ‘이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고 느끼는 장세출의 감정은 자칫 유치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구구절절 감정을 묘사대신 속도감있는 전개에 묻어가며 최종적으로 지루한 부분을 덜어내는데 성공했다.

분명 ‘범죄도시’의 맨손 타격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들이 있을테지만 ‘롱 리브 더 킹’은 전혀 다른 결의 영화다. 조폭이 등장하지만 액션보다는 드라마에 더 무게가 실린다. 조폭보스 장세출이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그를 방해하는 세력들과의 대립에서 오는 ‘고구마 전개’마저 고루함없이 환기 시키는 방식이 유쾌하게 다가온다. ‘범죄도시’에 이어 2연속 홈런 흥행을 노리는 강윤성 감독의 ‘롱 리브 더 킹’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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