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여고생 살인사건 유일한 용의자였던 공사현장 작업반장이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8년 전 일어나 장기미제로 남은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을 재조명했다.

2001년 3월 7일 정소윤씨는 두 손목이 잘린 채 공사현장에서 살해돼 발견됐다. 2014년 ‘그것이 알고싶다’는 한 차례 방송을 했고 제보자를 찾기 시작했다. 사건 발생 18년이 지난 뒤 드디어 제보자가 등장했다. 올해 28세가 된 제보자가 10세 때 겪은 일이었다. 그날을 기억하는 건 평범하지 않은 한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제보자는 엄마 차를 발견하고 길을 걷던 중 한 남자가 다가와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존댓말을 쓰는 남자에게서 위압감을 느꼈다는 제보자. 같이 화장실을 가보자는 남자의 말에 두려움을 느낀 제보자는 주변 사람들이 이를 보자 바로 엄마 차로 달려들어갔고 휴대전화를 통해 시간을 확인했다. 대략 오후 7시 10분이었다.

휴대폰 게임을 하다가 고개를 돌렸더니 소윤씨가 아르바이트하는 가게를 본 제보자는 가게 앞에 그 남자가 소윤씨에게 무슨 질문을 하는 것 같은 상황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남자와 같이 나간 소윤씨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제보자는 “압구정동이란 가게 이름은 모르겠지만 화려한 가게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가게 주인도 자신의 가게가 동네 중 가장 화려했다고 밝혔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제보자는 그 현장으로 찾아갔다. 그는 “여자가 사라지고 얼마 후 비명 소리를 들었고 40분 뒤에 그 남자를 다시 봤다. 검정 봉지를 들고 있었다. 묵직해보였다”고 말했다. 남자 손에 들린 검은 봉지는 무엇이었을까? 제보자는 30, 40대로 남자의 나이를 추측했다. 남자를 목격하기 며칠 전에도 공사장 인부들 틈에서 남자를 본 것 같다고 전했다.

당시 부검의도 그 사건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당시 전기가 공사장 지하에만 들어왔다며 소윤씨는 물론 외지인이 그곳으로 들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공사장 둘레로 펜스가 쳐져있어 지하에 불이 들어오는 건 외부 사람이 알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범인은 시장 상가 골목을 지나 공사장 후문으로 출입했다. 인부들이 밥을 먹기 위해 뚫어뒀던 후문. 이를 아는 건 공사장 관계자들이었다.

인근 상인은 용의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그 사람은 소윤씨 시신을 발견한 작업반장 윤씨였다. 소윤씨 목에 찍힌 발자국과 윤씨의 슬리퍼 족적이 비슷했고 손목을 자르는데 사용된 곡괭이도 윤씨 것이었다. 공사장 후문도 윤씨가 만들었다.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였던 윤씨를 제작진은 2014년에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심하게 말을 더듬고 “누명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경찰이 자백을 주장했다고 고백했다. 확실한 증거로 보였던 족적은 국과수 감식 결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두 달 전 세상을 떠났다. 제보자는 “가방을 메고 있었다. 등산 가방 비슷했는데 브랜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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