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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여배우 스캔들 이겨낸 압승?…여전히 '비밀은 있다'

'그래도 이재명'이었다. 13일 지방선거 경기도 개표율이 32.3%를 지난 시점, 이재명은 득표율 55.3%로 2위인 남경필 후보(36.7%)를 큰 차이로 따돌리며 당선을 확실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 '후보'에서 '당선인'이 됐다. 혜경궁 김씨 의혹, 형수 욕설 파문, 여배우 스캔들 의혹 등 굵직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선거 운동 막바지까지도 뉴스는 터졌다. 그 중심에는 '여배우 스캔들'이 있었다. 배우는 이재명 지사가 과거 유부남이었음에도 총각이라고 신분을 속여 자신과 연애를 했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대마초 흡연 전과를 거론하며 자신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포라며 선거 이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맞섰다. 논란에도 유세 행군을 이어갔다. 보란 듯이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이재명 후보 부부의 모습을 보고 2016년 개봉한 이경미 감독의 영화 '비밀은 없다'를 떠올렸다.

 

위 영화 '비밀은 없다' 스틸컷, 아래 JTBC 방송 영상 캡처

영화는 국회 입성을 노리는 신예 정치인 종찬(故김주혁)의 가정을 그린다. 어느 날 종찬의 딸이 사라진다. 종찬의 부인 연홍(손예진)은 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경찰은 물론 심지어 남편까지도 선거에 집중하느라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연홍은 홀로 딸의 흔적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고 분노한다. 그래도 연홍은 선거를 위해 종찬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선다.

누리꾼들은 이재명과 김혜경씨의 투샷이 종찬-연홍 부부의 모습과 닮았다며 '비밀은 없다' 현실판이라고 웃었지만 그 웃음에는 뼈가 있었다. 영화는 마지막에 이르러 연홍이 모든 걸 폭로하며 막을 내린다. '비밀은 없다'였다. 현실은 어떨까.

여배우 김부선은 자신의 주장이 사실임을 알리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이 스캔들에 대해 "사생활 문제에 있어서 나는 증언은 믿지 않는다. 증거만 믿는다"며 명확한 증거가 없는 김부선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간접적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김부선과 주 기자가 '난방열사' 사건으로 친분을 쌓았던 점을 떠올리면 의외의 발언이었다.

주 기자의 발언은 상징적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양측의 주장에 명백한 증거가 없음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나 사랑을 속삭인 메시지 기록이 남아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SBS '강심장' 방송 영상 캡처

과거 김부선은 SBS '강심장'에 출연해 10초 만에 반해 연애한 남자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실 나는 잘못한 게 없었지만 이 사실이 보도되면서 불륜녀로 낙인찍혔다"며 "불륜이라고 보도가 되면서 딸 미니홈피에 악플러들이 기승을 부렸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호소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을 속이고 배우자와의 신의를 배신한 사람은 남성이었다. 그러나 화살은 여성에게 향했다. 우리는 이런 패턴에 익숙하다. 이른바 '꽃뱀론'이다. 피해 여성의 고통보다 가해 남성이 '왜 그랬을까'에 더 집중하는 것, 남성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고 거기에 공감해 주는 것 그래서 결과적으로 여성이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악인'이기 때문에 사건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성이 꽃뱀일 것이라는 '증거'도 찾는다. 그의 평소 행실을 문제 삼으며 사건을 축소한다. 완벽하게 선한 피해자는 존재할 수 없으며 여성의 성격은 별개의 문제임에도 모든 건 '증거'가 되고 이런 논리는 곧잘 힘을 얻는다.

 

사진=연합뉴스

사건이 '김부선의 불륜'으로 불렸을 때는 똑같이 명백한 증거가 없었음에도, 심지어 그가 피해자였음에도 금세 불륜 사실이 인정되고 공격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재명의 스캔들'로 불리자 증거가 없다는 점이 부각되며 진실은 저 너머로 가버렸다. 이재명이 김부선을 감옥에 넣겠다고 마약 전과를 언급했다는 의혹도 '협박죄'가 아니라 '스캔들'의 범주로 들어갔다.

비밀은 있다. 권력자의 협박 의혹이 개인의 사생활 문제로 둔갑하기 때문이며, 피해자 꽃뱀론이 사라지지 않아서이며, 이 모든 것을 지탱하는 여성혐오 사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비밀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 가부장제의 이름으로 고통받지 않을 때, 스캔들은 비로소 온전한 '진실 공방'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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