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국제영화제가 사랑한 젊은 감독이자 배우 자비에 돌란의 신작이 부산에서 공개됐다. ‘마미’ ‘단지 세상의 끝’ 등 주옥같은 작품을 연출한 89년생 캐나다 연출가. 최근 ‘그것: 두 번째 이야기’에 출연하며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가 ‘마티아스와 막심’에서 더욱 세련된 기교로 관객들을 웃고 긴장하게 만들었다.

‘마티아스와 막심’은 두 남자의 오묘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티아스(가브리엘 프레이타스)와 막심(자비에 돌란)은 학창시절부터 친한 친구 사이다. 둘 사이에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하나가 있다. 바로 고등학교 시절 입을 맞춘 것이다. 친구의 동생 때문에 얼떨결에 영화를 찍게 된 둘은 시나리오에 나온대로 다시 한번 키스를 하게 된다. 이것이 두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영화는 이 사건 이후 12일 동안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마티아스는 예쁜 여자친구가 있고 잘 나가는 직장인이다. 그의 미래는 창창해보인다. 반면 막심은 어머니와 형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호주로 떠날 준비를 한다. 막심에겐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마티아스라고 해서 막심과 다를 건 없었다.

마티아스는 영화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것과 별개로 그의 머릿속에는 막심이 가득해보인다. 마티아스의 흔들리는 동공, 불안한 시선처리 등은 보는 사람들에게도 불편하게 다가온다. 막심이 호주로 떠날 날이 다가오자 마티아스의 불안함도 더욱 커진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나로 묶는 재주를 보인다.

그 무기는 바로 감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두 사람이 키스했다는 걸 영화 속 인물들도 보는 이들도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마티아스와 막심이 다시 만나지는 않을까, 속마음을 고백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반 걱정 반 생각을 모두가 갖게 된다. ‘단지 세상의 끝’에서도 주인공의 심리를 불안정하게 표현했던 자비에 돌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드라마틱한 장면 없이도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초반부에 친구들이 장난치며 노는 장면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특정 장면에서는 진지함 가득한 연출을 보여준다. 유머도 가득해 관객들은 보는 내내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된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마티아스와 막심’은 단순히 LGBT 영화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자신을 모르는 이들과의 거리감을 보여주면서 한편의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러닝타임 1시간 59분, 15세 관람가, 개봉 미정.

# ‘마티아스와 막심’을 부산에서 보고 싶다면?

10월 8일 오후 2시 영화의전당 하늘연 극장

사진=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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