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노선영 사태가 재점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 김보름은 동료 노선영을 멀리 떨어뜨려놓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국민이 지켜본 이 경기를 통해 김보름은 노선영을 왕따 시킨 사람이 됐다. 경기 다음날 백철기 감독이 “팀 내 갈등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노선영이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하며 사태는 커졌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서 사건을 파헤쳤고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은 채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사건 발생 1년이 지나 김보름이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렸다. 11일 김보름은 채널A ‘뉴스A LIVE’에 출연해 “내가 피해자다. 노선영 선수가 폭언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그의 말은 사실인걸까?

누리꾼들은 “왜 이제야 진실을 말하는 건가?” “1년 전에 이야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등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김보름이 공개적으로 인터뷰를 가졌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오히려 역풍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그렇다고 노선영은 감싸주지도 않았다. 자칫하면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그들만의 리그가 될 처지가 될 수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김보름과 노선영의 진실을 요구하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김보름을 응원하기도 하고 노선영을 응원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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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선영이 입장을 내비쳤다. 13일 노선영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한 시기인 것 같지 않다”면서 “심석희가 겪고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내가 김보름에 맞대응하면 사람들이 이쪽을 주목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언가 말하고 싶지만 하지 않은 이유로 심석희-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 폭행 및 성폭행 사건을 들었다.

14일 MBN은 일부 다른 선수들이 김보름처럼 노선영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진술을 밝혔다고 전했다. MBN에 따르면 노선영, 김보름과 대표팀에서 함께 생활한 일부 선수들은 노선영이 욕설을 하고 훈련을 방해했다는 자필 사실확인서를 김보름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자필 사실확인서에 김보름이 주장했던 것처럼 노선영이 코치가 정해준 구간 기록에 못 들어오도록 압박하고 폭언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묘사돼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이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논란을 은폐한다는 주변 의혹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MBN은 밝혔다.

모두 심석희-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 사건 때문에 입을 다물겠다는 입장이다. 심석희를 옹호하고 배려한 것은 십분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진실을 말하지 않을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사건을 키워놓고 국민을 궁금하게 만들었다면 제대로된 입장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늦장을 피운다면 김보름, 노선영 모두 국민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긴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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