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컬트 무비 ‘유전’이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로 국내외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는 그 바통을 2월 20일 개봉 예정인 ‘사바하’가 이어갈 예정이다. ‘로즈마리 베이비’ ‘새’ ‘샤이닝’ 등 전설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를 떠올리게 하는 ‘사바하’는 어려운 종교적인 내용을 추리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배우들의 열연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밝혀지는 진실, ‘사바하’는 끝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재주를 부렸다.

# 1PICK: ‘검은 사제들’은 잊어라! 다른 색깔의 매력을 가진 ‘사바하’

장재현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은 마치 ‘엑소시스트’를 생각나게 했다. 악이 깃든 소녀, 이를 해방시키려는 사제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불교 색채가 많이 가미됐다. 또한 ‘검은 사제들’ 추격신, 박소담의 악령 연기 등은 이번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추리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관객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신흥 종교의 내막을 파헤치는 과정이 흥미롭다.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적재적소에 신흥 종교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한다. 어려운 종교적인 내용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 영화를 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 2PICK: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참맛’

‘사바하’의 가장 큰 장점은 ‘아우라’를 뿜어낸다는 것이다. 세트부터 배우들의 표정, 주변환경까지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새’를 오마주한 것 같은 장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 오프닝 시퀀스가 생각나게 하는 장면 등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요소를 군데군데 배치했다.

배경음악과 효과음은 과하지 않다. 오히려 ‘사바하’는 주변 환경의 소음에 신경을 더 썼다. 사실적인 공포 분위기에 보는 이가 자연스럽게 홀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개짖는 소리, 문을 여닫는 소리 등 일상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들로 공포감을 조성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코믹 요소를 약간 집어넣어 분위기 환기를 시켜주기도 한다.

# 3PICK: 이정재X박정민X이재인, 긴장감 높이는 연기 열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첫 도전한 이정재는 특유의 목소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를 만났다. 그의 목소리는 종교적인 분위기가 더해 장엄하고 진지함이 느껴진다. 작품마다 변신을 시도한 박정민의 감정 연기는 압권이다. 나한이란 캐릭터가 변화하는 과정을 표정뿐만 아니라 목소리로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재인은 1인 2역을 맡았다. ‘그것’과 ‘그것’의 쌍둥이 동생 금화를 연기해 ‘검은 사제들’ 박소담을 떠올리게 했다. 대사는 많지 않아도 이재인은 금화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행동과 표정 하나하나 섬세하게 연기했다. 여기에 진선규와 이정재의 코믹 케미, 정진영의 묵직한 연기, 이다윗의 자연스러움이 더해 볼거리 풍성한 ‘사바하’가 만들어졌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진선규 등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하며 끝으로 갈수록 밝혀지는 진실들이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작품이다. 러닝타임 2시간 2분, 15세 관람가. 2월 20일 개봉.  

사진=‘사바하’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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