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이 드디어 열린다. 3일 오전(한국시각) 열리는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은 오스카를 앞두고 올해 오스카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메이저 시상식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4개 부문 후보에 올라 한국영화계에 또 하나의 역사를 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AP=연합뉴스(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기생충' 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시상식마다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영화부문 캐스팅상(앙상블상)을 수상했고 이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노리고 있다.

특히 골든글로브 수상은 한국영화로서 처음이었고, SAG 수상은 아시아 영화로서 첫 수상 기록이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적이 있어 ‘기생충’이 과연 주요 부문에 첫 수상의 영광을 얻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미국배우조합상 인스타그램 캡처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이중 가장 주목해야할 부문이 바로 작품상이다. 골든글로브에선 ‘1917’(드라마)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뮤지컬코미디)가 작품상 주인공이 됐으며 미국제작가조합상(PGA)에서는 ‘1917’이 상을 받았다.

현재 샘 멘데스 감독의 전쟁 영화 ‘1917’이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떠오르는 가운데, 북미권이 아닌 유럽권에서 열리는 이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반전을 써내려갈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만약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게 된다면 오스카 작품상 주인공은 미궁 속에 빠지게 된다.

AP=연합뉴스

최근 5년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작이 오스카로 이어지지 않았다. ‘보이후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라라랜드’ ‘쓰리 빌보드’ ‘로마’ 모두 BAFTA 작품상을 받았지만 오스카에선 고배를 마셨다. 반면 감독상 부문은 4년 연속 오스카와 동일했다. ‘1917’ 샘 멘데스 감독이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감독조합상(DGA)까지 휩쓸어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감독상 수상 가능성은 많이 낮다.

‘기생충’은 최소 1개 부문 수상은 확정적이다. 외국어영화상 부문은 ‘기생충’의 적수가 없다. 모든 메이저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외국어영화상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골든글로브, 오스카 모두 작품상 후보에 ‘기생충’만이 유일한 외국어영화였다.

골든글로브, SAG, 크리틱스 초이스 등에서 한국영화 새 역사를 썼던 ‘기생충’이 오스카로 가진 마지막 길,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3일 오전 3시 영국 런던 로열 알버트 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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