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을 꺾고 2019 아시안컵 16강에 진출했다. D조 이란의 최종 순위는 한국의 16강 진출만큼 관심사였다. 아시안컵 역사를 보면 한국은 이란을 토너먼트에서 자주 만났다.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고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안겼다. 이번에는 이란이 D조 1위를 차지하며 한국과 결승까지 만나지 않는다. 한국이 결승에 올라가도 이란을 만나긴 싫다.

사진=연합뉴스

#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8강전 ‘두바이 참사’

‘두바이 참사’로 불리는 1996 아시안컵 8강전은 한국에게는 잊고 싶은 경기였다. 당시 한국은 김도훈, 신태용, 황선홍, 홍명보 등 최고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리며 조별리그부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8강에서 만난 이란에 6-2로 대패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4골차 패배, 한경기 6실점한 건 처음이었다. 이란 축구 영웅으로 불리는 알리 다에이는 이 경기에서 무려 4골을 집어넣으며 아시아의 호랑이를 잠재웠다. 이때부터 한국과 이란의 잔혹사가 시작됐다.

# 2000년 레바논 대회 8강전 ‘트리폴리 혈전’

이란에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한 한국은 4년 뒤 8강전에서 또 다시 이란을 상대했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로 조 3위에 오르며 어렵게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8강에서 만난 이란은 한국에게 버거운 상대였다.

후반 26분 바게리의 골로 이란이 승기를 잡았다. 후반 45분 김상식이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두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9분 이동국이 골든골을 집어넣으며 4년 전 패배에 대한 복수를 실현했다. 이 당시 국제대회에서는 골든볼 제도가 있었다. 연장전에 골을 넣으면 바로 경기는 끝났다.

# 2004년 중국 대회 8강전 ‘카리미의 반격’

두 대회 연속 8강에서 만난 한국과 이란이 또 한번 아시안컵 8강에서 만났다. 나란히 한번씩 승패를 주고받은 두 팀은 전반 초반부터 골 폭풍을 이어갔다. 전반에만 총 4골이 터졌다. 이란에는 알리 다에이의 뒤를 잇는 골잡이 알리 카리미가 있었다. 카리미는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운재 골키퍼를 괴롭혔다.

수비수 박진섭이 자책골까지 기록하며 이란이 한국에 4-3 승리했다. 한국은 설기현, 이동국, 김남일이 골을 넣으며 이란을 추격했지만 경기를 역전시키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무실점 행진을 달리던 한국은 이 경기에만 4골을 실점하며 중국을 떠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윤빛가람)

# 2007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대회 8강전 ‘영웅 이운재’

이제 지겨울 정도다. 한국과 이란이 4개 대회 연속 8강에서 상대하게 됐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저조한 공격력을 펼치며 위태로웠다. 어렵게 8강에 진출했지만 상대는 막강 이란이었다. 지난 대회에서 진 기억을 잊기 위해 한국은 상대의 공격을 막으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갔다. 연장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한국의 영웅은 이운재 골키퍼였다. 노장 마다비키이와 카티비의 킥을 막아내며 한국에 승부차기 4-2 승리를 안겼다. 이란전 이후 한국은 4강 이라크전, 3-4위전 일본전까지 모두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 2011년 카타르 대회 8강전 ‘누구보다 빛난 윤빛가람’

한국은 2011 아시안컵에서 우승 전력을 갖췄다. 박지성, 이영표를 중심으로 기성용, 손흥민까지 신구조화가 완벽했다. 박지성, 이영표는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만큼 대표팀 선수들은 우승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8강에서 이란을 만난 한국은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공수에 걸쳐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여줬다. 치열한 공방전 이후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교체로 투입된 윤빛가람이 이란의 골망을 가르며 한국을 4강으로 진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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