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상가건물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전기 안전점검을 위한 정전 상태에서 불이 나 90대 노인 등 2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화재 직후 건물 내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께 김포시 풍무동 상가건물 내 김포요양병원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132명 가운데 90대 여성 A씨 등 2명이 숨지고 다른 환자 47명이 다쳐 인근 12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나머지 환자와 병원 관계자 100여명도 대피했다. 부상자 중 60대 여성 B씨 등 8명은 중상이며 나머지는 연기를 마신 환자들로 확인됐다. A씨 등 사망자 2명은 건물 4층 집중치료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환자였다. 당시 집중치료실에는 환자 8명이 있었다.

요양병원이 입주한 상가 건물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기 안전검사로 인해 전력 공급이 차단된 상태였다. 화재 발생 당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집중치료실이나 4층 일반병실에 있던 일부 환자들은 수동으로 산소 공급을 받던 중이었다. 환자 일부는 불이 나자 급히 대피하다가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채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용한 김포소방서장은 화재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전 9시께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안전 검사를 위해 전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불이 났다”며 “병원 측이 수동으로 환자들에게 산소 공급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불이 난 상가건물은 지상 5층, 지하 2층에 연면적 1만4814㎡ 규모다. 요양병원은 이 건물 지상 3층과 4층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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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불이 시작된 건물 4층에는 보일러실, 집중치료실, 물리치료실, 병실 22개, 약국, 원무과 등이 있었다. 화재 직후 요양병원 건물 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데다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4층 보일러실과 병실이 가까워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권 서장은 “확인 결과 의무 시설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작동은 하지 않았다”며 “다만 비상경보 벨은 울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김포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수사전담팀은 팀장 외 2개 강력팀 8명, 지능범죄수사팀 4명, 피해자보호팀 2명, 형사지원팀 2명 등 모두 17명으로 꾸려졌다.

경찰은 추후 요양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병원에 불법 시설물을 설치했는지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등 소방 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 안전 관리 실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신고 내용을 토대로 건물 4층 보일러실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은 합동 감식 결과를 분석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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